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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그 뒤 보라…中외교 '차기 투톱' 물망 오른 ‘금거북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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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국 톈진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톈진=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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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 외교 기구 및 핵심 성원. [자료=둬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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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간 핵심 전략 소통 창구.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회담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篪·71) 중국공산당(중공)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 위원의 위상은 이렇게 요약된다.

서훈·양제츠 채널은 2013년 6월 베이징 정상회담서 “최고위급, 외교차관 전략대화, 정당간 정책대화, 국책연구기관대화” 총 네 개로 개설한 전략채널 중 최상위급 소통 창구가 뿌리다. ‘한·중 고위급 외교·안보 전략대화’는 그해 11월 서울서 김장수·양제츠가 1차 회담을 개설한 뒤 사라졌다. 중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의용·양제츠 채널을 ‘협상(磋商·차상)’이란 명칭으로 되살렸다. 같은 기간 일본은 중·일 고위급 정치대화라는 명칭으로 일본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과 양제츠 채널을 개설해 지난해 2월까지 총 8차례 베이징과 도쿄를 오가며 소통을 이어갔다.

한국은 내년 5월 새 정부가 출범한다. 중국도 내년 가을 20차 당 대회를 계기로 양제츠 위원의 은퇴가 유력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중간 핵심 전략 소통 채널의 중국 측 수장을 맡게 될 이는 누구일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현재 중국 외교를 책임지고 있는 간판타자 둘(양제츠 주임과 왕이 부장)의 후임 하마평이 시작됐다. 베이징 내부 소식에 빠른 둬웨이(多維)는 최근 19기 중앙위원과 후보중앙위원인 류제이(劉結一·64) 현 중공중앙·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과 러위청(樂玉成·58) 외교부 부부장이 양제츠·왕이 투톱 후계 그룹 가운데 선두주자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공산당 우위의 당·정 투톱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외교는 중공 중앙위원회의 위임을 받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 자격으로 최종 결정한다. 실무는 외교정책 결정과 실천의 허브인 당 외사위원회 판공실과 국무원(정부) 산하 외교부가 진행한다. 정책은 집단으로 결정하고, 책임은 업무별로 나누는 ‘집체결책 분공부책(集體決策 分工負責)’ 원칙을 따른다. 지난 10년간은 주미 대사 출신 미국통 양제츠와 주일 대사 출신 일본통 왕이의 분업이 이뤄졌다.

문제는 차기로 유력한 류제이·러위청이 미국 경력이 일천하다는 점이다. 류·러 콤비가 미국통 양제츠를 이어 치열하게 진행 중인 미·중 전략 경쟁을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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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8월 류제이 당시 중국 유엔본부 대사가 북한 제재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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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7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중국 유엔 복귀 50주년 기념 페이지 오른쪽 중간에 현재 대만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는 류제이 전 UN 대사의 사진이 두 장 게재됐다. [SCMP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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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왕이와 부장 경쟁했던 류제이 선두



류제이 주임은 외교부내 대표적인 ‘금거북사위(金龜壻, golden son-in-law)’ 클럽 멤버다. 중국 당시(唐詩)에서 유래한 금거북족은 태자당 출신 등 정통 고위 관료들과 혼인관계로 얽힌 신진 엘리트를 말한다. 주로 군(軍)과 외교부에 포진해 있다.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총애한 비서 첸자둥(錢嘉東) 전 제네바 대사의 사위 왕이 부장이 대표적이다.

류제이는 장치웨(章啓月·62) 외교부 전 대변인의 남편이자 장수(章曙, 1925~1998) 전 주일대사의 사위다. 제네바 유엔사무소 통역으로 외교 생활을 시작해 부부장(차관)급 유엔 대사를 역임한 다자통이다. 미국 업무는 2006~2007년 미주국장을 역임한 게 전부다. 2012년 18차 당 대회 직전 외교부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역시 금거북족인 왕이 부장에게 밀렸다. 이후 유엔 대사로 5년, 대만판공실 주임으로 5년, 모두 10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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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중공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이 지난 4월 16일 미국 AP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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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통 러위청, 일대일로 발상지 대사 출신



러위청 부부장은 중국 외교부 내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4명의 외교부 부부장 가운데 선임이다. 2016년부터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부주임도 겸임하며 양제츠 주임을 도왔다. 난징사범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러위청은 1986년 외교부 소련유럽사(蘇歐司)에서 외교 생활을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이 ‘실크로드 벨트(일대·一帶)’를 처음 언급한 2013년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대사였다. 이듬해인 2014년 9월에는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을 일주일 앞두고 인도 대사로 교체되면서 헬리콥터 승진을 시작해 지금에 이른다. 탕자쉬안(唐家璇, 일본)→리자오싱(李肇星, 미국)→양제츠(미국)→왕이(일본)까지 최근 외교부장 4명이 모두 주미·주일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이 유일한 걸림돌이다.



마자오쉬·셰펑·친강·궁쉬안유 차관급도 몸풀기



류제이·러위청의 경쟁자는 외교부 안팎의 ‘60허우(後·후) 부부장 그룹’이다. ‘60허우’란 1960년대 출생자로 한국으로 치면 86세대에 해당한다. 러위청을 제외한 현직 외교부 50대 부부장에 국제기구·국제경제·군비·조약을 담당하는 마자오쉬(馬朝旭·58), 정책기획·미주·남미 등을 맡은 셰펑(謝峰·57), 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영사 등을 맡은 덩리(鄧勵·56)가 있다.

부부장급 대사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중국에 부부장급 대사는 총 19명이다. 1990년대 유엔본부와 상임이사국, 북한까지 6개국에만 파견했던 부부장급 대사가 지금은 19명으로 늘었다. 쿵쉬안유(孔鉉佑·62) 주일대사, 친강(秦剛·55) 주미대사가 주목되는 인물이다.

당대 당 교류를 책임지는 중공중앙대외연락부(중련부)도 외교 계통 ‘회전문’ 인사의 주요 요람이다. 류제이 주임도 중련부 부부장을 4년간 역임했다. 쑹타오(宋濤·66) 현 중련부장도 내년 67세로 나이가 아슬아슬하지만 이달 초 통과된 ‘역사결의’ 문건준비팀에 합류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통 덩훙보, 캠벨 상대역 류젠차오도 주목



현재 중견 외교 간부 중 양제츠에 필적하는 미국통으로는 덩훙보(鄧洪波·56) 외사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이 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워싱턴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아프리카 케냐 대사를 거쳐 2010~2019년까지 9년 넘게 주미 공사로 대사관 차석을 역임했다. 2019년 1월부터 외사위 판공실에서 러위청, 류젠차오(劉建超·57)과 함께 부주임으로 근무 중이다.

2001년 37세에 사상 최연소 대변인을 맡았던 류젠차오 외사판공실 부주임도 다크호스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의 카운터 파트다. 지난 15일 자 인민일보 9면에 중국의 유엔 복귀 50주년을 기념하는 기명 기고문을 게재했다. 중국에서 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명 기고는 곧 승진 인사로 이어진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이징=신경진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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