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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달라졌다"…뒤쳐졌던 반도체 장비전쟁, TSMC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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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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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TSMC보다 뒤늦게 EUV 쟁탈전에 뛰어들었지만, 빠른 속도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EUV 장비 출하량은 48대로 예상된다. 이 중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22대, 15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엔 격차가 더 줄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ASML의 EUV 출하량은 51대로 전망된다”며 “이 중 TSMC와 삼성이 각각 22대, 18대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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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와 관련,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내년에 EUV 장비를 55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 올해 2분기 말 80%가 예약이 끝났다”고 밝힌 바 있다.

EUV 장비는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미세 회로를 새길 수 있는 장비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공급한다. 가격은 1대에 2000억원을 넘고, 대당 생산 기간도 수개월이 걸린다. 수요 대비 공급이 딸려 반도체 업체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TSMC는 일찌감치 EUV 확보에 힘을 쏟았다. TSMC는 2017년 2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40대를 확보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8대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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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 [ASML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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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이 7나노 이하 제품 양산을 본격적으로 늘리며 EUV 확보 총력전에 나서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ASML 본사를 찾아 장비 대량 구매를 요청한 후 삼성이 TSMC에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내년 말이면 TSMC가 누적 84대, 삼성이 51대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과 TSMC의 EUV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대규모 파운드리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SMC와 삼성 파운드리의 미국‧일본 투자가 본격화되는 2023~24년에는 양사의 EUV 구매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양사 외 업체들의 EUV 양산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EUV 장비를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구매력이나 시장 영향력에서 앞선 TSMC와 삼성이 유리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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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차세대 EUV 장비 도입 물밑 경쟁도 시작됐다. ASML은 이르면 2025년 ‘하이(Hihg)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노광 렌즈 수차(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려 더 미세한 반도체 공정을 가능케 해주는 장비로 가격은 기존 EUV보다 1.5배 이상 비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는 인텔이 하이 NA EUV 장비를 먼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며 “삼성과 TSMC 역시 차세대 EUV 장비 도입을 위해 이미 확보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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