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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백신 기피수법 기상천외…이탈리아서 인공피부로 허위 접종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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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남성, 접종 직전 간호사에 들통…사기 혐의로 입건

연합뉴스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 맞는 이탈리아 여성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기피자인 50대 남성이 실리콘으로 제작된 인공 피부를 착용하고서 허위로 백신을 맞으려다 적발됐다.

3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렇게 다소 기괴한 일은 북부 토리노 인근 마을 비엘라에 있는 한 백신접종 센터에서 발생했다.

이곳을 찾은 한 50세 남성은 간단한 신원 확인을 거친 뒤 접종실 의자에 앉아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처음에는 간호사도 육안상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 색깔과 모양이 실제 피부와 흡사했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주삿바늘이 들어갈 위치를 자세히 관찰하고 손으로 만져보고서야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진위를 확인하고자 남성에게 셔츠를 벗을 것을 요구했다.

얄팍한 속임수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 남성이 백신을 맞으려 내민 팔은 실리콘으로 만든 인공 보철이었다.

간호사는 '한번 눈감아 달라'는 남성의 부탁을 뿌리치고 책임자에게 이를 보고했다.

해당 남성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백신 접종 거부 성향을 지닌 이 남성이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받고자 이러한 일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패스라고도 불리는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이 나온 사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 등에게 발급하는 증명서다.

이탈리아에서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대책의 하나로 지난 8월 초 백신 패스를 처음 도입했으며 현재는 거의 모든 생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실내 음식점이나 헬스장, 박물관·미술관 등을 출입하거나 기차·비행기·고속버스 등 장거리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물론 민간·공공 근로 사업장에 출근할 때도 백신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6일부터는 코로나19 검사의 음성 확인증을 인정하지 않는 '슈퍼 그린 패스'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자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항체 형성자가 아니면 실내 음식점이나 바, 영화관, 체육관, 나이트클럽, 축구경기장 등에 입장할 수 없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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