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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러다 후지산 폭발하나"…日 연이은 지진에 드라마 '일본침몰' 연상,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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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상청 "거대지진 발생 가능성 커졌다고 볼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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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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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일본에서 약 3시간 간격으로 규모 5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3일 오전 6시37분쯤 야마나시(山梨)현 동부 후지고코(富士五湖)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4.8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어 3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전 9시28분쯤 와카야마(和歌山)현과 도쿠시마(德島)현 사이 해협으로, 후지고코에서 500km가량 떨어진 기이스이도(紀伊水道)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뒤따랐다.

두 지진에서는 유리창이 깨지거나 노후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일부 지역의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 등 경미한 물적 피해는 보고됐지만, 다행히 사상자가 나오거나 건물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심각한 물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지진의 최대 세기는 일본 기상청 진도 기준으로 각각 5약으로 관측됐다. 5약은 대부분 사람이 두려워하고 물건을 붙잡아야 한다고 느낄 정도다.

하지만 방재 태세가 잘 갖춰진 일본에서는 이 정도 지진에서도 약간의 교통 차질을 제외하고는 곧바로 일상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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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본 NHK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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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 잇따른 두 지진은 일본인들에게 몇 가지 점에서 남다른 공포를 안겼다.

먼저 후지고코 지진의 진원은 일본에서 최고봉이자 활화산인 후지산 정상에서 30~40km 떨어진 후지산 자락이었고, 이는 후지산 분화의 전조가 아니냐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후지산을 끼고 있는 야마나시현에서 진도 5약의 강진이 관측된 것은 2012년 1월 이후 약 10년 만의 일이다. 당시에도 오늘 지진이 일어났던 후지고코가 진원이었고, 당시 규모는 5.4였다.

일본에서 후지산 분화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직하지진', 일본 근해인 난카이 해곡 일대를 진원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거론되는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과 더불어 최대 재난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후지산이 최대 규모로 분화할 경우 용암류가 27개 기초자치단체를 덮치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대규모 피해를 안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후지산 분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고, 현지 언론도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요시모토 미쓰히로 후지산 화산 방재연구센터장은 NHK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의 진원 부근은 이즈반도가 걸친 바다 쪽 필리핀해 판와 육지 쪽 판이 부딪치는 곳이고, 과거에도 반복해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라며 이번 지진이 후지산 활동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후지산 화산 활동이 활발해질 경우 정상 북동쪽 지하 10~20km에서 '심부 저주파 지진'으로 불리는 매우 작은 지진이 늘어난다는 것이 정설"이라며 "이번 지진 발생을 전후로 관측 데이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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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BS 방송이 매주 일요일 방송 중인 '일본침몰'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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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마나시현 지진에 이어 2시간 51분 만에 발생한 와카야마현 지진은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TV 주말 드라마인 '일본침몰'을 연상시켜 공포감을 낳았다. '일본침몰'은 일본 열도 전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설정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와카야마현에서 지진이 일어난 지점은 공교롭게도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 예상 범위에 속하는 곳이다.

일본 기상청은 와카야마현 지진에 대해 "밑으로 파고드는 해양 플레이트 위에 놓인 육상 플레이트 내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플레이트 경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의 메커니즘이나 규모와 다른 점을 들어 오늘 지진으로 거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야마오카 고고고 나고야 대학 교수는 교도 통신 인터뷰에서 "오늘 두 지진의 진원이 500km 이상 떨어져 있어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연한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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