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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사설] 청년들에게 창업 DNA 심어준 벤처 대부 이민화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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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벤처 대부' 고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영면에 들었지만 그가 남긴 벤처정신은 청년 창업가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휴맥스빌리지에서 열린 2주기 추도식에는 1세대 벤처기업인들뿐 아니라 청년 창업가도 대거 참석했다. 벤처 생태계의 기틀을 닦은 고인을 추모하고 그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고인은 '벤처'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1985년 초음파 진단기 개발 업체이자 국내 1호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창업했다. 그는 자신의 창업에 그치지 않고 후배 창업가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자 1995년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했다. 이뿐 아니라 코스닥 설립과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벤처 생태계 조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메디슨은 도산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혁신 전도사'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 변신해 벤처정신을 설파해왔다. 그가 벤처업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모델이 된 것도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후배 양성에 힘썼기 때문이다. 그가 청년들에게 심은 창업 DNA는 곳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메디슨 직원 300여 명 중 무려 100명이 창업에 성공했다. 미국에 '페이팔 마피아'가 있다면, 한국에 '메디슨 마피아'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니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준다.

이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혁신 강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기념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민간 주도의 생태계 조성과 제도권 내의 정치세력 등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생전에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경제가 도약하는 길은 벤처 창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제2의 벤처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 명예회장을 비롯한 1세대 벤처기업가들이 뿌린 혁신의 씨앗들이 튼튼한 뿌리를 내린 결과다. '이민화 정신'을 3가지로 요약하면 혁신, 규제 개혁, 기업가 정신이다. 20년 만의 '제2 벤처 붐'을 토대로 글로벌 벤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 그가 남긴 메시지를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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