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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간政談<상>] "가짜 뉴스?"...조동연 사퇴, 체면 구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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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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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野, '윤석열·이준석' 갈등 속 "아 이 색깔" 욕설 논란까지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새로운 더불어민주당'을 외쳤던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대적 개편이 시작부터 꼬였다. 1호 영입인재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임명 사흘 만에 '사생활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다른 영입인재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와 당대표가 갈등을 빚는 상황이 지속된 가운데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발언과 윤석열 후보의 욕설 논란이 불거졌다.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고, 윤 후보 욕설 논란은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예상과 다른 코로나19 확산에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이 뒤집히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머쓱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언론보도를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이러니 기레기 소리 듣는 거다"라고 비판했다가, 선거여론조사보도 준칙도 모르는 의원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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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일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 위원장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보도했다"며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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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연 사생활 논란에 상처만 남은 '이재명 선대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새로운 민주당'을 외치면서 선거대책위원회를 뜯어고치겠다고 앞장섰어.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첫 인재영입부터 꼬이면서 순탄치가 않네?

-맞아. 송영길 대표와 함께 선대위를 이끌 '투톱'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임명된 지 사흘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어. 선대위 합류 소식 직후부터 언론에서 자신의 사생활 문제가 보도되자 크게 부담을 느낀 듯해. 지난달 30일 조 위원장 임명 후에 취재진 사이에선 그의 이혼 사유 관련 출처가 불분명한 글이 공유됐어.

-민주당의 초기 대응도 문제였다고 봐. 논란이 터지고 몇 시간 뒤에 김진욱 선대위 대변인은 조 위원장 관련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놨어.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일까지 조 위원장을 둘러싼 루머들이 "가짜뉴스"라면서 "사실이 아닌 거로 확인을 했다"고 했어. 워낙 민감한 데다 진위를 분명히 가릴 수 있는 사안이어서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강하게 부인하고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당사자인 조 위원장이 2일 사실상 의혹에 대해 인정하면서 민주당 내부 기류도 급변했어. 이재명 후보는 "국민 판단을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을 맡은 백혜련 의원은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제하며 "국민 정서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어.

-논란이 터진 지 이틀이 지나도록 사실 확인을 못 했다는 건데 안이하다는 느낌도 들어.

-사실 확인을 못 했다기보다는 안 했던 것 같아. 민주당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개인의 사생활 문제인데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와도 되느냐는 측과, 큰 선거를 치르는데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쪽이 있었다"고 했어.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사실상 자진 사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조 위원장은 결국 2일 늦은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 안녕히 계시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어. 해당 글은 '친구 공개'로 작성됐다가 아예 삭제됐어.

-민주당은 조 위원장이 이렇게 SNS에 글만 남기고 통화도 안 되자 발칵 뒤집혔다고 해. 당일 밤늦게 송 대표를 비롯해서 조 위원장 영입에 참여했던 이들이 당대표실에 모여 대책회의를 했고, 급기야 경찰에 '실종신고'도 했어. 그렇게 전전긍긍하다가 조 교수가 무사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 해산했다고 해. 당시 본회의가 끝난 직후였는데 의원들도 정신이 없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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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일 민주당사에서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영입한 김영희(가운데) 전 MBC 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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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선 영입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겠어.

-그래서일까. 송 대표는 3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입장하기 전에 긴급 일정을 공지하고, 조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주말 중 직접 만나 결론을 내겠다고 했어. 하지만 인사 검증 미흡 등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선 별말이 없었고, 사생활을 공개한 언론 탓만 했지. 이 후보도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결단으로 저와 함께하려다가 본인과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며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고 했어. 이 역시 개인의 사생활과 공적인 정치 활동은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린 것 같아.

-어쨌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위원장 건을 계속 끌고 갈 경우 선거에는 유리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야.

-취재진 사이에선 조 위원장 영입을 주도한 송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려다 결국 사고를 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다만 다행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제안을 받았던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서 면을 세운 모양새야.

-김 전 부사장은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임명됐는데, 영입식에서 송 대표의 영입 노력을 강조했어. 1시간 동안 김 본부장 자택에서 기다리고 폭탄주도 마셨다고 해. 민주당도 김 본부장의 영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 조 위원장 논란을 덮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라고 봐.

-하지만 김 본부장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PD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진출하는 언론인을 향해 '언론의 독립성'을 강조했지. 이런 지적에 김 본부장은 "MBC를 떠난 지 1년 반이 넘었다. MBC 출신인 것이지 (언론 독립성 훼손과) 관계는 없다고 본다"고 했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어.

-이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가 영입한 '과학 인재' 김윤희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도 인선 발표 전날 오후까지 국민의힘 합류를 타진했다고 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력서를 전달하고서 별도 연락 없이 민주당 측에 합류했다는 게 박 의원 주장이야. 민주당 한 관계자는 'MZ 세대는 특별히 이념에 좌우되지 않고, 더구나 개인의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어. 다만 청년들이 아무리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다고 해도 정당이 쌓아온 색깔이라는 게 있는데 청년이나 여성, 과학 인재라는 이미지에만 끼워 맞춰서 성급하게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건 아닌가 갸우뚱하게 돼.

-민주당 내부에도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당사자가 먼저 신상에 대해 터놓지 않는 한 알기 어렵다고 해. 어쨌든 이번을 계기로 민주당에서도 외부 인사 영입에 신중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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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대위 갈등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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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대위, 내홍 속 '이수정 과거 발언-윤석열 욕설' 논란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졌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보류와 '패싱' 논란으로 이준석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잖아. 윤석열 대선 후보의 고민이 깊을 것 같아. 당이 내홍에 휩싸인 상황인 가운데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이수정 교수도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어.

-이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한 강연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이 이해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어. 그는 강연에서 "이 사건은 시신을 훼손한 정도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토막살인에 비해 훨씬 더 치밀한, 끔찍한 방법으로 훼손해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 됐다"고 설명했어. 또 "제 입장에서 고유정이 돼 상상해보면 그 여자(고유정)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며 "전처 자식이 뭐가 그렇게 예쁘겠나. 현 남편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 한정된 재산을 의붓자식과 나눠 갖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어.

-일부 누리꾼들은 이 위원장의 '이해가 간다'는 말에 발끈했어. 살인범 고유정을 감싼 것 아니냐며 이 위원장을 비판했어. 그도 그럴 것이 전 남편을 잔혹하게 죽인 고유정의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적 공분이 엄청났잖아. 고유정에 대한 반감이 남은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발언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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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지난 2019년 한 강연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이 이해된다고 한 발언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위원장이 지난 5월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3급 이상 간부 직원들에게 '2021년 상반기 성인지·성희롱' 예방 특별교육을 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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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론도 있어. 한 누리꾼은 "이 교수가 말하는 맥락에서 고유정의 행위가 이해된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어. 앞뒤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야. 또 다른 누리꾼은 "이 교수는 범죄자 입장에서 이해하고 생각해야 하는 학문을 업으로 삼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이해'를 '공감'으로 착각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어.

-윤 후보도 '욕설' 논란에 휩싸였지?

-맞아. 윤 후보가 지난달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에서 수행실장에게 "야 XX야"라며 욕설을 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어. 민주당도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윤 후보를 비판했어. 실제로 영상을 보면 욕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윤 후보 측은 욕을 한 게 아니라 "아 이 색깔"이라고 했다고 반박했어.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2일 민주당을 향해 "윤 후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검정 넥타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이 색깔…"이라는 발언을 했더니 이를 어느새 "야 이 새X"의 욕설로 둔갑시켜 버렸다"며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전파한 이재명 후보 선대위 관계자에 대하여 분명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어.

-음질이 선명하지 않아 일어난 해프닝으로 넘기면 될 것 같아.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 문제로 분위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여러 논란까지 겹쳤는데,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서 계속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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