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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미크론 첫 확진’ 목사 부인 “방역차가 뭔지 몰라서 ‘네’라고만 답했다. 무지해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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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일주일 방문 후 오미크론 확진 / “교회에서 보낸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 초대해서 개인적으로 간 건데 한국 교회 자체가 욕을 먹게 돼 죄송스럽다”

세계일보

인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 안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첫 확진자로 기록된 40대 목사 부부 중 아내가 연이은 언론 인터뷰에서 “방역 택시를 탔다”고 거짓말한 이유에 관해 소상히 밝혔다.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 목사 아내 A씨는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방역차(택시)가 있는 줄 몰랐다. 알았다면 (지인 차량에 타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뉴스1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5일 0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목사인 남편과 함께 에티오피아를 거쳐 나이지리아로 향했다. 러시아 지인의 초청을 받고 나이지리아에서 일주일간 예정된 기독교 관련 학술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선 “교회에서 보낸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 초대해서 개인적으로 간 건데 한국 교회 자체가 욕을 먹게 돼 죄송스럽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으며, 쓰더라도 걸치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목격담도 전했다.

A씨 부부는 나이지리아 현지 일정을 마치고 다시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다음날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달 1일 오미크론 확진자로 확인됐다.

부부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지인 B(38)씨의 차량을 탔다. 하지만 귀국 직후 방역당국에 “방역 택시를 탔다”고 해 혼선을 빚었다.

이 때문에 B씨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고, A씨 부부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25일 부부로부터 개별 연락을 받고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당시 B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나 재검사한 결과 2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B씨가 11월25일부터 확진날인 29일까지 닷새간 일상생활을 했다는 점이다. 당국은 B씨가 직장 등을 오가며 최소 50여명가량 접촉한 것으로 분석했다. B씨와 접촉한 아내와 장모, 지인도 확진됐다.

그의 가족은 확진 전 A씨 소속 교회를 지난달 28일 방문했고, 당시 교회에는 교인 10여명이 함께했다.

A씨는 B씨의 차량을 타고 귀가했는 데도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말한 경위에 관해 “방역당국의 묻는 질문에 모두 ‘네’라고 답했다. ‘방역차를 탔냐’는 질문도 ‘네’라고 했는데, 방역차 개념을 몰라 그냥 무조건 ‘네’라고만 답한 것”이라고 했다.

‘그게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3번째 시청 직원의 조사를 받으며 그제야 차량 이동을 도운 B씨의 존재를 알렸다고 했다. 그는 B씨가 자기 부부를 도우려 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A씨는 국민에게 “너무 죄송하고, 죄송하다. 무지와 신중하지 못함으로 인해 비롯된 일이지 결코 의도를 갖고 행한 일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국민들께, 지역 주민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 방역당국은 A씨 부부의 10대 자녀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와 그의 자녀는 현재 뚜렷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교회 교인 1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A씨 등 3명이 교회에서 접촉한 411명과 이 교회 다른 시간대 예배에 참석한 369명 등 800여명에 대한 검사가 전날부터 진행되고 있다”면서 추가 확진자들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이어 “(추가 확진자가 증가하면)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서 시설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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