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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될 때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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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
마리즈 콩데 지음·백선희 옮김
문학동네 | 368쪽 | 1만5500원

시몬은 쌍둥이 자녀 이반과 이바나를 기쁘게 해주려고 도시 바스테르로 데려간다. 시장에서 과일장수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장수가 크레올어로 내뱉은 욕설은 “이 새카만 맨발 거렁뱅이들 좀 보게. 어디서 내 과일이 안 달다고 불평이야”였다. 과들루프의 작은 마을 도단에서 세상 물정 모른 채 어머니와 ‘완벽한 시간’을 보내던 쌍둥이는 “자신들의 피부가 검고 곱슬머리라는 점, 어머니가 형편없는 보수를 받으며 지치도록” 일한단 걸 자각한다. 프랑스 식민지 사탕수수밭 흑인 노예의 후손이 처음으로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자각한 것이다.

이바나는 어머니의 복수를 하고, 호사를 누리게 해주리라 다짐한다. 이반은 가난뱅이로 태어난 운명에 대한 분노에 사로잡힌다. 성정은 격해진다. 열여섯 때 난투극에서 유력자 아들 포스탱을 상해한 죄로 2년형을 받는다. 포스탱의 아버지 마놀로는 친구인 시장을 압박해 시몬을 빈민 명단에서 삭제하고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쫓아낸다.

도단의 교사인 제레미는 그 분노가 향해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백인 나라와 서구 이념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출옥한 이반은 제레미가 세운 사립학교 보충학습 교사로 들어간다. “제국주의 지배력 아래 보낸 세월로 인해 오늘까지도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기는 폐해들이 초래됐다”는 걸 깨닫는다. 쌍둥이는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로 이주한다. 이바나는 경찰학교에 진학한다.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반은 극단주의 테러에 휘말린다. 마리즈 콩데는 2015년 1월7일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튿날 벌어진 다른 총격 사건에 충격을 받아 이 소설을 썼다. 2018년 스웨덴 문화계 인사들이 제정한 대안 노벨문학상인 뉴아카데미문학상 수상작이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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