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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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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중국 대만해협 일방행위 우려"…中 "결연히 반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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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미·EU 중국 대화'…한반도·기후변화 등에선 중국과 협력 필요 지적

중국 외교대변인 "美·유럽 인권문제 셀 수 없어…과거사 빚 갚아야"

연합뉴스

미 7함대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미 7함대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백나리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일(현지시간) 고위급협의를 하고 중국이 남·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문제 많고 일방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스테파노 사니노 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제2차 미-EU 중국 대화'를 개최한 뒤 이러한 내용의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놨다.

양측은 남·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이 같은 행위가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약화시키고 미·EU 모두의 안보와 번영에 직접적 영향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또 국제법을 위반하고 미·EU의 공동 가치 및 이익에 어긋나는 중국의 우려스러운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신장과 티베트 등지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과 홍콩의 민주주의 및 자율성 약화도 논의 대상이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셔먼 부장관과 사니노 사무총장은 경제적 강압 대응과 공급망 강화 및 다변화, 경제·기술적 회복탄력성 구축 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으며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이 배후인 허위정보의 유포와 관련해서도 정보공유를 심화하기로 했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이익이 교차하고 건설적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중국과의 외교가 중요하다는 데 양측이 뜻을 같이했다는 내용도 들어갔으며 이런 분야로 이란과 한반도, 기후변화, 보건 등이 거론됐다.

대중 대응 협력에 초점을 둔 '미-EU 중국 대화'는 지난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첫 회의를 하고 안보, 인권, 경제, 다자주의 등 6가지 분야에 대한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국무부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 1차 회의 때보다 강력한 성명이 나오고 훨씬 더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주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동맹과의 협력 강화를 토대로 경제와 안보, 인권 등 전방위 분야에서 대중견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2일 나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도 '오스틴 장관과 서훈 장관이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SCM 공동성명에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가 명시된 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대립과 대항을 공공연히 선동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미국과 EU 몇몇 국가들 스스로 인종차별, 아동노동, 강제노동, 총기 폭력, 증오범죄 등 셀 수도 없는 열악한 인권 문제를 안고 있다"며 "미국과 EU가 진정으로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들의 문제를 반성하고 과거사의 빚을 갚는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관영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위원은 신문에 "중국은 관련 당사국들에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개방·협력·대화를 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세계에 더 많은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EU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무조건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U 회원국들은 중국과의 무역·경제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대중국 정책을 취하는 만큼 협력과 갈등 속에서 균형을 이뤄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은 "유럽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긍정적인 교류와 상호작용"이라며 "유럽은 자신들의 견해와 이익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미국을 따르기보다는 미국과 타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유럽은 중국 견제에 대한 미국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등을 고려해 협력 수위를 일정 부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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