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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자의눈] 조동연 사태와 민주당 선대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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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공동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서경대 교수. 2021.11.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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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공을 들였던 '영입 인재 1호' 인사인 조동연 서경대 교수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 사흘만에 '사생활 논란' 속에 사퇴했다.

군 출신 안보 전문가이자 30대 '워킹맘'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가 과거 '사실상 파경' 상태에서 혼외자를 낳았던 사실이 강용석 변호사에 의해 폭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의 오래 전 사생활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면 안되는 족쇄로 작용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를 향한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가족과 아이의 신상까지 위협받는 상황 전개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민주당이 가로세로연구소와 강 변호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3일 고발한 것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번 사태 전반에서 보여준 모습이 실망스럽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선 '영입 인재 1호'라는 상징성에다 '투톱'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묵직한 자리를 내줄 정도의 인사였으나 영입 과정에서 보안 유지를 이유로 충분한 당내 협의나 검증이 없었다고 한다.

인사 과정에 참여한 당 선대위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1년 전까지 군 경력이 있었고 주요 공직을 경험해 문제가 있었다면 공적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거란 추정이 있었다. 군에서도 내부 감찰을 하니 큰 의심이 없었다"고 했다.

미리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실관계 파악도 늦어지다 보니 초기에 민주당은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단정해 법적 대응을 경고하는 등 헛발질을 했다.

'보호받아야 할 사적 영역'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거나, 국민 정서상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면 빠른 수습이라도 필요했지만, 전날(2일)까지도 당에서는 "정말 뭐가 사실인지 잘 모르고 있다"(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는 당황스러움이 이어졌다.

당이 당혹감 속에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당의 대처는 더욱 소극적이 됐고, 홀로 코너에 몰린 조동연 교수는 당과 상의없이 페이스북을 통해 사의를 표명하고 잠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대위 관계자는 "사생활 논란이 가짜뉴스라고 했다가 그게 팩트라고 지적되니 주춤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민주당'을 목표로 선대위를 개편한 민주당은 이번 사태 대응 과정 어디에서도 유능하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당의 아마추어 같은 모습으로, 열심히 인생을 달려온 청년이 곤경에 빠지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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