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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대중골프장…입장료 코로나19 이전보다 41%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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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제주 인상 폭 가장 커 “세제 혜택 철회해야”

세계일보

제주도내 한 골프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골프 대중화를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제 골프장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초호황을 누리면서 입장료를 대폭 올려 원성을 사고 있다.

3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충북과 제주지역 대중골프장 입장료 인상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대중골프장의 주중 입장료는 지난해 5월 13만5000원에서 올해 11월 19만1000원으로 무려 41.1% 인상해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 18만4000원에서 24만5000원으로 33.6% 올랐다. 이는 골프인구가 넘치는 수도권 골퍼들이 부킹난을 피해 충북지역 대중골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많이 인상한 지역(토요일 기준)은 제주도 대중골프장이다. 지난해 5월 10만9000원에서 올해 11월 14만6000원으로 34.0% 인상했고 토요일 입장료도 같은 기간에 14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24.2% 인상했다.

제주는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내장객 수(239만9511명)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내장객 수(240만6120명)는 25.2% 늘어 이미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는 등 유례없는 호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은 56% 증가했지만, 도민은 5.7% 감소했다. 여행사들이 골프 예약을 선점하는 데다 골프장들이 도민 할인율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주중 입장료 기준으로는 전북 대중골프장이 가장 많이 올랐다. 입장료 인상률은 주중 33.9%, 토요일 24.4%에 달했다. 이는 그동안 자체 골프 수요가 부족해 입장료를 낮게 책정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수도권 등 외지 골퍼들이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인상률이 낮은 지역은 부산·경남권으로, 주중 10.9%, 토요일 5.2% 수준이다. 이는 새로 개장한 대중골프장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골프장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중골프장 주중 입장료는 지난해 5월 13만4000원에서 올해 11월 16만8000원으로 24.9% 인상했고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에 18만1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19.4% 인상했다. 금액으로는 주중 3만3000원, 토요일 3만5000원씩 인상했다.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 인상률은 대중제보다 크게 낮았다. 회원제의 비회원 주중 입장료는 지난해 5월 17만4000원에서 올해 11월 19만2000원으로 10.2% 인상했고 토요일 입장료는 같은 기간에 22만3000원에서 24만3000원으로 8.9% 올랐다.

지역별로는 전북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입장료가 주중 36.3%, 토요일 31.8% 올라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경북 회원제의 비회원 입장료는 주중 5.0%, 토요일 5.1% 인상에 그쳐 인상률이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입장료 차액도 크게 줄어들었다. 2011년 입장료 차액은 주중 5만1700원에서 올해 11월에는 2만6400원, 토요일은 4만9300원에서 2만4700원으로 좁혀졌다.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입장료 세금 차액은 약 3만7000원 정도다. 입장료 차액이 대폭 줄어든 것은 대중제가 입장료를 지나치게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충북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의 비회원 입장료보다 주중 3000원, 토요일 5000원 비싼 기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회원제·대중골프장과의 토요일 입장료 차액은 제주도가 4만9000원, 주중 입장료 차액은 부산·경남이 4만원으로 가장 컸다. 지난 10년(2011∼2020년) 동안의 입장료 인상률을 보면, 대중골프장 주중 입장료 인상률이 주중 21.9%, 토요일 15.1%로,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 인상률 8.0%, 7.9%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입장료를 올리지 않은 골프장은 회원제(전체 157개소)가 16개, 대중제(전체 236개소)가 6개소에 불과했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공공 골프장이거나 대기업 소유 골프장이 대부분이다.

◆권익위, 문체부·공정위에 개선안 권고

이처럼 골프 대중제 골프장들이 지나치게 이용 요금을 올리는 등 이익 내기에만 혈안이 되자 국민권익위원회가 관리 강화 방안을 만들어 관련 부처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국내 대중 골프장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담은 ‘대중 골프장 운영의 관리 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대중 골프장에 각종 세제 혜택을 줬지만 이용 요금에 세제 혜택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대중 골프장을 사실상 회원제로 운영하는 등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중 골프장 사업자에 부과되는 세금은 회원제보다 취·등록세는 1/3, 재산세는 1/10 수준이다.

정부는 대중 골프장에 대해 이용자 1인당 2만1120원의 개별소비세 등을 감면해주고 있지만 권익위 조사에선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의 입장료 차이가 개소세 인하 금액보다 작은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오히려 대중제 비용이 더 비싼 역전 현상도 확인됐다.

권익위는 감독기관의 골프장 이용 요금 현황 관리 근거와 유사회원 모집 등 대중 골프장 업자의 금지 행위, 이에 대한 감독 기관의 제제 근거를 관련 법(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에 명시하도록 문체부에 제안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정부가 2000년부터 대중골프장에게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이유는, 입장료를 싸게 받으면서 골프대중화를 확산시키라고 한 취지인데, 대중제가 입장료를 지나치게 많이 올리면서 대중골프장의 세금감면액의 1/3 정도가 사업주한테 돌아가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소장은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라며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의 골프장 분류체계를 개편해서 입장료를 비싸게 받는 대중골프장들을 비회원제로 분류해 세금감면 규모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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