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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팝인터뷰]"1등 좋아, 국가대표 된 느낌"..'지옥' 유아인, 세계를 사로잡은 마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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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유아인/사진=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지난 2003년 KBS2 '반올림#1'로 데뷔한 유아인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밀회', '육룡이 나르샤', '시카고 타자기' 등을 비롯해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완득이', '깡철이', '베테랑', '사도', '버닝', '국가부도의 날', '#살아있다', '소리도 없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대체불가한 배우로 거듭났다.

그런 그는 '지옥'을 통해 또 새로운 변신에 도전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3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유아인은 "(보통은) 흠결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해서 감상이 불가능한데 '지옥'은 유독 감상이 가능했다. 극이 만들어내는 몰입감을 저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몰아보기 하다 보니 6부가 끝났더라.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한꺼번에 전회차가 공개되는 드라마는 몰아보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서 힘이 있는 작품이구나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지옥'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옥'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으며 넷플릭스 전 세계 TV부문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1등 좋다"고 웃었다. 이어 "오래 1등했으면 좋겠고 세계 1등 이런 것들도 아직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모르는 반응, 개념이라 배우로서 이런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어떻게 소화하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중요한 건 신드롬, 1등은 매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 거 아닌가. 플랫폼을 통해 우리가 만든 작품이 월드와이드로 소개될 수 있다는 게 가장 반갑다. 작품 해석, 평가가 점점 치열해지는 과정 속에서 폭넓은 반응들,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들을 얻으면서 관객들의 느낌을 총체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고 고무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기억에 남는 평이 있냐는 질문에는 "한국 분이 유튜브에 남기신 댓글이었는데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였다.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기분 좋고 부담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잘한다고 박수를 워낙 많이 쳐주셔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부담감도 생기고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칼날 같은 시선도 느껴져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겠다 싶다"며 겸손함을 표현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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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사진=넷플릭스 제공



유아인이 연기한 정진수는 지옥의 사자가 찾아오는 현상이 신의 계시라고 설명하는 신흥 종교 '새진리회'의 수장. 유아인은 그런 정진수의 모습을 소름돋게 연기하며 '역시 유아인'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아인도 그런 정진수를 연기하기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는 정진수 캐릭터를 접근한 과정에 대해 "흔히 생각하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는 동떨어진 반전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재밌지 않을까 했다. 실제로도 사이비 교주들의 레퍼런스를 접했을 때 (소리치며) '믿습니까' 하는 게 없더라. 조곤조곤하고 사람을 빨아들이는 마력 같은 게 있었다. 그런 분들에게서 정진수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특히 진수는 출연 분량에 비해 극에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하고 긴장감 만드는 장르적 표현을 해야 했어서 수위를 어느 정도 가져갈지 유독 고민이었다. 선이 굵은 캐릭터이고 다른 인물들은 다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것 같은데 진수는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있어서 이런 차이를 다른 배우분들과 가져가면서도 조화롭게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 촬영이 조금씩 진행되고 다른 배우분들과의 합을 맞춰가면서 액션, 호흡을 느끼면서 적절하게 끼어들어갈 만한 자리, 밸런스 맞아갈 톤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정진수가 되어간 과정에 대해 밝혔다.

정진수라는 인물은 '지옥'에서 3부까지만 등장한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지옥'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정진수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아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아인 역시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적게 나오고 최대치의 효과를 내는 인물이 다가오면 '올 게 왔다' 하는 편이다. 하하. 많은 분들이 아쉬워해주셔서 감사하고 저 역시도 아쉬움 너머에 재등장을 가장 바라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살아날 것 같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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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사진=넷플릭스 제공



실제 유아인이 고지를 받는다면 그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그는 "저는 고지를 받지 않았지만 20대를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느끼한 겉멋과 허세에 찌들어서 나는 30쯤에 죽을 거야 하고 20대를 살았다. 그런 분들 많더라. 그러면서 진수와는 달랐지만 나를 좀 더 과감하게 던지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감함게 실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20대를 생각해보면 내일 죽어도 상관 없을 정도의 에너지로 살았기 때문에 순간의 에너지나 힘이 뒤가 없을 것 같은 상태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진수를 연기하면서 저의 20대 시절이 자꾸 상기되고 지금 꾸역꾸역 잘 살겠다고 하는 저를 보면 그 시절의 치기를 비웃어보기도 한다."

'사도', '베테랑' 등에서의 선 굵은 역할들로 주로 깊은 인상을 남겨왔던 유아인. '지옥'에서도 이와 비슷한 강렬한 이미지를 이어간 유아인은 '지옥'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사도', '베테랑' 같은 선 굵은 인물을 맡으면서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한편으로는 저를 그런 프레임에 가두는 선입견을 만드는 접근이 됐다. 그 이후 다른 시도를 했는데 이후 또 강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작품('지옥') 속에서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레벨업 버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통제하는 방법, 그것들을 적절하게 작품에 녹여내는 방법들이 어느 정도 체화됐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저런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고 캐릭터였던 것 같다. 힘이 세고 광기 있다, 미친 연기라는 차원의 것이 아니고 한 배우로서 제 스스로 성장을 그리는 과정이라는 게 있을 거고 관객들의 반응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지만 큰 틀 안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해 시선을 끌었다.

한편 유아인이 출연한 '지옥'은 지난 달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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