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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결국 홍콩으로 가는 ‘디디추싱’, 뉴욕증시 상장 폐지 결정… 中 정부 플랫폼 규제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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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폐지설이 현실이 되었다. 12월 3일 오전 중국 대표 승차공유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웨이보 공식 계정에 “진지한 검토를 통해 당사는 뉴욕증시 상장폐지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홍콩증시 상장 준비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승차공유 플랫폼으로 가입자가 5억 8천만 명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은 무려 90%에 달한다. 오랫동안 중국 유니콘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던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44억 달러(약 5조원), 이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250억 달러)의 상장 이후 중국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바로 악재가 터졌다. 당국이 만류하던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한 디디추싱이 ‘괘씸죄’에 걸린 것. 상장벨을 울리며 환호한지 3일 만인 7월 2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国家互联网信息办公室)이 디디추싱에 대한 보안 심사를 통보했다. 이어 지난 4일 디디추싱이 법규를 위반해 개인정보를 수집, 사용한 것이 확인된다며 앱마켓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고 행정 명령을 내렸다. 9일에는 카풀, 대리운전, 배송, 버스, 금융 등을 포한한 디디추싱의 25개 앱의 추가 다운로드도 금지됐다. 실질적으로 대륙에서 디디추싱의 추가 확장을 막아버린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이후 알리바바, 징둥, 메이투안, 디디추싱 등 중국 생활 데이터를 다루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중국 내 혹은 홍콩에서 상장하는 것을 권고해 왔다. 이러한 기조 아래 2018년 홍콩 상장제도 개편이후 13개의 중국 개념주(中概股)가 홍콩에 재상장했으며 이 중 정보기술, 헬스케어 등 신경제영역의 비중이 90%를 넘었다. 디디추싱에도 중국 당국은 여러차례 홍콩 증시 상장을 권한 바 있다. 하지만 디디추싱은 이러한 당국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상장을 진행해 당국의 심기를 거슬렸다.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을 ‘고의적 기만 행위’로 여긴 것.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앱마켓 삭제 조치 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전면적으로 제지하기로 했다. 당국의 ‘지도’를 무시한 디디추싱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방침이다. 지난 7월 10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国家互联网信息办公室)은 ‘인터넷 보안 심사방법(수정초안 의견수렵원고)’를 발표했다. 가입자 100만 명 이상의 사업자가 해외에서 상장할 경우 반드시 인터넷 보안 심사판공실에 인터넷 보안심사를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허락’ 없이는 해외 상장도 요원해진 셈이다.

11월 30일에는 교통운수부(交通运输部), 중앙선전부(中央宣传部), 중앙인터넷 안전과 정보화위원회판공실(中央网信办), 국가발전개혁위원회(国家发展改革委), 공안부(公安部), 인력자원사회보장부(人力资源社会保障部),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国家市场监督管理总局), 중화전국총공회(中华全国总工会)는 합동으로 <새로운 형태의 교통운수업 종사자 권익보장 강화에 관한 의견(关于加强交通运输新业态从业人员权益保障工作的意见)>을 발표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승차공유 플랫폼에 대한 제재에 가깝다. 우선 ‘승차공유 플랫폼 기업들은 합리적으로 수수료 상한선을 정하고 차량 운전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근로수당을 지급하고 합리적인 휴식을 보장해야한다’라고 규정했다. 또한, ‘빅데이터를 이용한 바가지 요금, 반독점행위, 불공정경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9월 1일에는 승차공유 업체들의 과열경쟁을 경고하기 위해 교통운수부(交通运输部)는 중앙인터넷안전과정보위원회사무실(中央网信办), 공업과 정보화부(工业和信息化部), 공안부(公安部), 국가시장감독총국(国家市场监管总局) 등과 함께 T3추싱(T3出行), 메이투안추싱(美团出行), 차오차오추싱, 까오더, 디디추싱, 쇼우치위에처(首汽约车), 디다추싱(嘀嗒出行), 샹따오추싱(享道出行),루치추싱(如祺出行), 양광추싱(阳光出行), 완순지아오처(万顺叫车) 등 11개 승차공유 플랫폼기업을 소환하기도 했다.

한편 디디추싱이 당국의 칼을 맞으며 주춤한 상황이지만 대륙 모빌리티 업계는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상황이다. 시장점유율 90%의 독점 기업 디디추싱이 앱마켓에서 사라지자마자 2019년 5월 앱마켓에서 서비스를 내렸던 메이투안(美团)의 승차공유 앱 메이투안다처(美团打车)가 주요 앱마켓에 새로운 버전을 올렸다. 메이투안다처뿐만 아니라 까오더다처(高德打车), T3, 야오추싱(耀出行) 등도 도우인(抖音), 위챗(微信), 콰이쇼우(快手) 등에서 브랜드 홍보와 이용자 유치를 위해 홍보를 개시했다. 그리고 9월 지리그룹(吉利集团) 산하 승차공유 플랫폼 차오차오추싱(曹操出行)은 38억 위안(약 6,921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규모 확대에 나섰다.

한때 주당 18달러(약 21,240원)까지 기록했던 디디추싱의 12월 2일 주가는 0.13% 하락한 7.8달러(약 9,204원)로 마감했다.

글: 허민혜(min3hui4@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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