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임기5개월 남은 文, 대규모 차관급 인사..."말년없는 정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21 기부·나눔단체 초청행사'에 참석, 구세군 모금함에 성금을 기부한 뒤 전달받은 구세군 종을 흔들고 있다. 2021.12.0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는 말년이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민생에 전념하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문화체육관광부 1·2차관 등 8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이후 청와대 참모진들은 이처럼 얘기했다. 임기 5개월밖에 남지 않는 정권말에 8명에 달하는 대규모 차관급 인사가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다. 이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그동안 해온 정책을 마무리할 시점에 새로운 차관이 내정된다는 건 예상하기 쉽지 않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오늘 정부 후반기 상당한 규모의 차관급 인사를 한 것이라고 언론에서 평가를 할 것"이라며 "여기에 의미를 부여해본다면 대통령이 말한대로 '말년이 없는 정부'라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고,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당면한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사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거의 5년간 공직을 경험한 문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정권 말에 움직이지 않는 것을 잘 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문재인 정부엔 말년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선 정확히 임기 6개월이 남았다며 관료들에게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자고 다그쳤다. 당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등 일각에선 임기말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고 문 대통령은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한데 이어 이날도 요소수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관련 부처에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말년없는 정부'란 걸 보여주기 위해 거의 매일 현장 일정과 행사, 회의 등을 소화한다. 이번주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지난달 29일 특별방역점검회의(청와대), 12월1일 세계협동조합대회 개막식(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 2일 국가조찬기도회(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디지털전략대화(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접견(청와대), 3일 기부나눔단체 초청 간담회(청와대) 등 6개였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회의 등을 감안하면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한 셈이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차관급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 김현환 문체부 기조실장, 2차관에 오영우 1차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조실장, 소방청장에 이흥교 부산 소방재난본부장, 농촌진흥청장에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각각 내정했다. 또, 해양경찰청장에 정봉훈 해경 차장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유국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김창수 국가안보실 통일정책비서관을 인선했다. 2021.12.3/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 1일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부모 빚 대물림 문제 해결을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 법률 지원체계를 마련한 것이 말년없는 정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친권자의 법률 무지로 부모 빚을 상속한 미성년자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건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제도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14일 "미성년자가 상속제도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을 수 있는 행정적 조치를 포함해 빚 대물림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모색하라"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미성년자가 부모 사망 후 거액의 상속 채무를 짊어지게 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행정조치 등을 강구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다음날부터 청와대는 관계 비서관실 주재로 수차례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엔 법무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했다. 이를 통해 민법 개정 전까지의 빚 대물림 방지 공백을 예방하기 위한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청와대와 관계부처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연계 서비스를 만들었다. 지자체가 사망신고를 접수하면 유족으로 미성년자만 있는 경우 등 사례를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연계된다. 미성년자의 친권자가 존재하지만, 친권자가 미성년자와 별거 혹은 친권제한 선고와 친권자의 질병 등으로 사실상 법률조력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법률조력이 가능케 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률복지팀을 신설해 미성년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지부·출장소에 사건을 배정해 법률지원을 진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말이면 각 부처간 칸막이 문제가 더욱 심해지는데 대통령 지시가 나온지 45일만에 정책이 나온 건 이례적이다"며 "얼마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말년없는 정부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얘기처럼 청와대와 각 부처는 민생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문체부 제1차관에 김현환 문체부 기조실장, 문체부 2차관에 오영우 문체부 제1차관, 농림부 차관에 김종훈 농림부 기조실장, 소방청장에 이흥교 부산소방재난본부장, 농촌진흥청장에 박병호 농림부 차관보, 해양경찰청장에 정공훈 해양경찰청 차장,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류국희 과기부 국립중앙과학관장, 민평통일자문사무처장에 김창수 국가안보실 통일정책 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