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 “의회민주주의 실종” “국민혈세 펑펑” 반대한 소수 야당

[경향신문]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수정안으로 3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소수 야당은 본회의장에서 “의회민주주의는 실종됐다” “국민 혈세를 펑펑 쓴다”고 반대토론을 벌였다. 경항공모함(경항모) 예산이 반영된 것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공방을 벌였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도 거대 양당만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다가 민주당 단독안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며 “예산안을 처리하는 오늘 본회의까지 심사 상황을 보고받지 못했으며, 예산 심사와 결정 과정에 입법기관으로서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난달 30일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양당 자체 논의만을 거쳐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강 의원은 “더군다나 예산안 심사기한(12월2일)을 넘기는 바람에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예결위 의결 절차를 밟지도 못했다”며 “교섭단체 양당 간 밀실 논의만 또다시 재현됐고 의회민주주의는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만 앞세우다 처음부터 손실보상과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며 “자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한 황당한 약속으로 당장 필요한 손실보상과 지원 예산을 외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 규모(604조7000억원)가 정부안보다 3조3000억원 증액됐음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원래 제출된 정부 예산안은 사상 최초로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50%를 돌파하는 최악의 슈퍼예산”이라며 “국회에서 삭감은 커녕 오히려 3조3000억원이나 늘려 슈퍼 울트라 예산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여당 대통령 후보를 위한 예산을 수십조원이나 늘려 놓았는데, 국민 혈세를 이렇게 펑펑 쓰고 뒷감당은 미래 세대인 청년들에게 떠넘겨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스텔라데이지호 추가 심해 수색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경항모 예산이 반영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경항모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형성돼있지 않고, 정부의 사업 추진 과정이 졸속”이라며 “경항모는 군사전략과 작전 측면에서 실익은 전혀 없고 돈 먹는 하마가 되어 두고 두고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한국형 항모는 다각화된 국제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 군에 압도적 능력을 부여할 첨단전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 해양 안보는 절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넘겨 처리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한 뒤 “당초 법정시한보다 9시간 남짓 (통과가) 늦어졌는데 이는 (예산)수정안 준비 실무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이라며 “사실상 법정 시한을 지킨 것은 여야 모두가 비상상황에 대응하고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예산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켜야 된다는 데 뜻을 모아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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