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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찰흙 대신 3D 프린터·VR로… 디지털로 완성하는 車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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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가 자동차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시스템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공개했다. 과거에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사람이 직접 클레이(공업용 점토) 모형을 만들어 디자인을 다듬었다. 그런데 디지털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최근에는 VR(가상현실) 기술과 3D 프린팅 등이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의 첫 단계는 스케치다. 자동차 디자인은 보기에 아름다운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디자이너의 창의력으로 완성된 스케치는 디자인 콘셉트로 이어져 기능성과 안전성을 충족하기 위한 모델링 작업으로 넘어간다.

조선비즈

스타일링 디자이너와 설계 엔지니어가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차 디지털 디자인 과정./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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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실제 차보다 축소된 버전이나 실차 크기의 클레이 모델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디자인을 다듬었다. 자동차는 심미적인 요소뿐 아니라 기능성과 안전성 등 다양한 요구 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클레이 모델은 여러 차례 수정돼야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됐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 안에서 디자인 도면 작성과 검토, 수정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디자인 효율성이 빠르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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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클레이 모델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최종 디자인을 다듬었다./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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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자인은 선행 디자인과 양산 디자인으로 나뉘는데, 선행 디자인은 3D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케치를 3D 데이터로 제작하는 작업(CAS)이다. 실제 자동차를 검토하는 것처럼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과정이다. 양산을 위한 설계 조건을 까다롭게 고려하기 전 단계로, 이때는 초기의 혁신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하면서 디자인의 조형미와 스타일링에 중점을 둔다.

양산 디자인 과정은 기존의 창의적인 디자인 콘셉트가 수만 개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의 복잡한 설계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양산 모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고품질의 디지털 데이터를 제작하는 작업(CAD)이다. 부위별로 다양한 설계, 금형, 충돌 조건 등을 고려해야 하고, 실내에서는 사용성과 조작감 등 운전자가 실제 차를 이용하면서 경험하는 요소도 염두에 두고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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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의 실내 스케치 디자인(위)과 디지털 데이터 이미지./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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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스템은 디자인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은 물론 협업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VR 디자인 평가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는데, VR 기기를 활용하면서 품평과 수정이 훨씬 신속해졌다.

이후에는 가상현실에서 디지털 모델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평가가 이뤄진다. 가상공간에서는 모델에 다양한 디자인과 색, 소재를 쉽게 적용할 수 있어 비교와 검토가 용이하다. 빛의 강도와 각도, 날씨를 조절해 주야간에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예측할 수도 있다. 실내 공간의 질감, 각 부품의 위치, 비율뿐 아니라 소재의 빛 반사량과 반사 각도도 미리 검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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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의 후반 작업인 실물 모델 제작./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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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 검증 단계도 중요하다. 디자이너들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일부분 또는 전체 디자인 모델을 제작해 검증하는 단계도 거친다. 평가를 거쳐 디자인이 확정되면 양산 디자인 단계에 돌입한다. CAD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데이터를 설계 파트와 공유하면서 양산 제작에 적합한지 검토하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

디자인 개발 과정 중 실물 모델을 제작해 검증하는 단계는 자동차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다. 완성한 양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밀링 머신이나 3D 프린터를 활용해 레진과 같이 다양한 소재로 이뤄진 1대 1 비율의 차체를 제작한다. 이후 실제 비율의 실물 모델을 확인하며 데이터에서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수정한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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