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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신간] 둠 재앙의 정치학 | 온갖 참사…석학의 시선이 찾아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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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21세기북스/ 3만8000원


스타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역사적으로 분석한다. 화산 폭발로 멸망한 고대 도시 폼페이, 중세의 페스트, 현대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인류가 겪은 수많은 재난의 역사를 돌아본다. 지진 같은 지질학적 참사부터 전쟁 같은 지정학적 참사, 핵발전소 사고 같은 기술적 참사, 코로나19나 페스트 같은 생물학적 참사까지 온갖 종류의 재앙을 폭넓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근대 이후 과학이 발달했어도 재난을 예방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간의 재앙은 오히려 과학이나 의료보다 정치, 인간 행동과 깊이 연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팬데믹으로 발전한 것은 전염력뿐 아니라 정보 기술과 교통수단이 발달하며 고도화된 국제적·지역적 네트워크 영향이 컸다는 주장이다. 또한 앞으로도 인간 사회에서 재난은 반복될 것이며 다음에 찾아올 재난을 완벽하게 예측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회복재생력과 함께 위기에 더 강한 사회적·정치적 구조를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전염병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이나 치료제 등 의학적 개입뿐 아니라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비의학적 개입’도 동원하는 식이다.

▶“반복되는 재난, 회복재생력으로 극복하라”

한편 저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또 다른 재난으로 미중 간 갈등을 든다. 무역, 기술, 정치에서 양국 갈등이 심해지는 와중에 불거진 코로나19는 위기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두 나라 간 패권 경쟁이 전면적으로 비화한다면 주변국들은 ‘지정학적 재난’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저자는 백신 개발, 인공지능 등 기술의 우위를 봤을 때 여전히 미국이 세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며 중국이 이를 빠른 시간 내에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담론이 오히려 미국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6호 (2021.12.01~2021.12.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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