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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청년曰 “지금 대통령 자리 쟁탈전 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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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이것만은 꼭!

#윤석열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 : 욕(지난 1일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부대변인 SNS)
#욕설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정치인이 누구인지(2일 김병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 논평)

‘네거티브’ 전쟁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가고 있다. 이번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욕설논란’이 일었다. ‘이 색깔이’라는 발언이 ‘이 새X’라는 욕설로 둔갑됐고, 여당 부대변인은 이를 공격소재로 삼았다. 그러자 야당 대변인도 상대 후보의 ‘욕설’을 문제 삼았다.

후보들의 ‘정책·비전’ 경쟁은 실종됐다. 대선을 바라보는 청년의 표정은 어둡다. 오갈 데 없는 청년 표심은 ‘지지하는 후보 없다’에 머물렀다. 2030세대의 부동층 비율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청년이 진단하고 바라보는 현 대선판은 어떨까. 쿠키뉴스가 직접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안산에서 취업준비생 A(26·여)씨와 대학생 B씨(25·남)를 각각 만나 현 대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투표를 당연히 해야한다”고 입모아 말했지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는 갖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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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선거를 통해 나라가 바뀔 거라는 기대가 있는가?

A. 기대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바뀔지 부정적으로 바뀔지는 예상이 안간다. 나쁜 쪽으로 바뀌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아니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치거나.

B. 정치인 한 명이 달라진다고 해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별 기대는 없다.

-뽑을 후보는 정했는가?

A. 아직 지켜보고 있다. 특정 후보를 반대하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할지, 아니면 내가 바라는 의제를 가진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선거 막판에 후보들의 지지율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B. 제3지대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 지난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나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느꼈다. 거대 양당 후보들에겐 투표하고 싶지 않다. 이번에는 소수정당에 투표해 ‘나는 이런 목소리를 지지한다’라는 의견을 내고 싶다. 소수정당 후보가 내는 메시지를 지지한다.

-요즘 '네거티브' 대선이라고 하지 않나. 후보들의 선거전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솔직히 너무 화가 난다. 어떤 당을 지지하기보단 정책을 보고 후보를 지지하는 편이다. 지금은 정책이 안 보인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 부인 의혹이나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 등 어쨌든 대선 전에 결론이 나지 않을 이야기를 가지고 의미 없는 싸움을 이어가는 느낌이다. 서로에게 의미 없는 공격만 하는 ‘네거티브전’은 이제 먹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나라를 운영해갈 것인지, 비전과 정책을 두고 싸워주길 바란다.

B. 조선 후기 같다. 반장선거도 이렇게 하진 않을 것 같다. 거대 양당이 둘이서 서로를 깎아내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국민을 보지 않는다. 이제 이 선거가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얻기 위한 ‘쟁탈전’으로 밖에 안 느껴진다.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해줄 국가원수를 뽑는 선거가 맞나 의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바라는 키워드가 있는가?

A. ‘사람다운’. 내가 요즘 너무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취직을 준비하면서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어디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 기본 생활부터 걱정해야 하니 ‘이게 정말 사람 사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한다. 후보들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람다운 삶’을 지켜주겠다는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

B. ‘소수자’. 주류의 의견만 듣기보다 소외되고 약자들을 위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오길 바란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약자들이 더 살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다. 특히 소수자의 목소리를 편 가르기나 갈라치기 등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도 심화됐다. 이들의 목소리를 좀 더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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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청년 A·B씨에게 이번 대선에서 바라는 키워드를 적어달라고 했다. A씨는 ‘사람다운’을 B씨는 ‘소수자’를 각각 적었다. 사진=조현지 기자

-이번 대선에서 청년 표심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최근 청년들을 찾는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A. 너무 필요한 행보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쳐선 안 된다. 특히 요즘 청년영입인재를 많이 발표하고 있다. 누가 봐도 기성정치인이면서 기득권인 인사를 영입하면 오히려 반감이 생긴다. 좋은 집안에 좋은 학교를 나왔던 사람을 어떻게 청년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보겠는가. 월세로 사는 현실에 공감하고 취업 준비의 고통을 아는 진짜 2030세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청년이 후보들 캠프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B. 이렇게라도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다. 후보들이 만나는 청년은 일반 청년이라기보단 늘 정치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들 아닌가? 사실 보여주기식이지 정말 청년을 위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또 온라인상에 퍼진 일부 20대의 목소리를 청년 전반의 의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대남’ 여론을 신경 쓴다는데, 이대남인 나는 그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차기 대통령이 집권하는 5년간 어떤 변화가 있길 바라나?

A. 차별금지법 제정과 지방균형발전을 가장 바란다. 차별금지법에 적극적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목표를 사실상 달성하지 못했다는 데에 아쉬움이 크다. 소수자 인권이 너무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다음 정부 땐 이런 상황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또 부산 출신으로서 지역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공일자리, 이공계 일자리가 아닌 이상 직업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부산이 이렇다면 다른 지역은 더 심각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더 몰리고 집값도 오르고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균형을 먼저 이뤄내야 집값이든 일자리든 안정화될 것 같다.

B. 지금 사회에 너무 많은 갈등과 사람들의 분노가 만연해 있다. 성별 간 갈등부터 세대갈등까지 너무 많은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갈등과 분노가 줄어든 사회를 5년 뒤 만나고 싶다.

-차기 대통령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제발 기득권 정치를 끝내줬으면 좋겠다. 올바른 정책을 바탕으로 올바른 국가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B. 제발 아무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는 건강한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 잘못했다면 빠르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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