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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오세훈-시의회 예산전쟁…타협점 찾나, 파국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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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민단체·TBS 삭감에 민주당 공약예산 삭감 반격

양보 없는 평행선…10년 전 '무상급식' 사태 되풀이 우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3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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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이밝음 기자 =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극명한 입장 차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10년 전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시교육청 심사를 진행한 뒤 서울시 예산안 심사는 6~8일 사흘간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오세훈 '바로세우기'에 민주당 시의회, 오세훈표 예산 줄삭감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안을 44조원 편성하며 '서울 바로세우기' 명목으로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등 시민단체 관련 예산 1788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832억원을 삭감했다. 또 TBS에 지급하던 출연금도 올해의 3분의1 수준인 123억원 깎았다.

그러자 시의회는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 단계에서 오세훈표 사업 예산을 대거 삭감하고, 삭감한 예산을 증액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시의회는 110석 중 99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오 시장 공약사업인 Δ지천 르네상스 32억원 Δ안심소득 74억원 Δ서울형 헬스케어 60억원 Δ서울런 167억원 Δ영테크 15억원 Δ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152억원 Δ메타버스 서울 추진 사업 3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청년취업사관학교 예산도 172억원 중 70억원을 깎았다. 서울시 비상금인 통합기금도 5000억원 이상 대폭 삭감했다.

반면 TBS 출연금은 삭감액인 123억원보다 오히려 13억원 더 증액 요구하고, 마을공동체 사업 예산을 28억원에서 40억원으로 증액했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지원사업도 서울시가 절반으로 줄였지만, 시의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요구대로 전년도 수준인 125억원으로 되돌렸다.

◇예결위 심사로 접점 찾을까…강대강 대립 '난항' 전망

오는 6일부터 본격 시작되는 예결위 심사 단계에서 협상을 통해 삭감된 예산을 복원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 시장의 공약 사업이라 예산을 깎은 게 아니라 문제가 되니 깎은 것"이라며 "오 시장 본인 공약 사업만 시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시의회와 상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의지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삭감 밖에 없었다"며 "예결위 심사 단계에서 협상 여지는 집행부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바로세우기 명목으로 삭감한 예산을 다시 되돌려놓고, 현장 반응이 좋거나 아직 시작도 안 한 사업 예산을 오 시장 대표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조리 삭감했다"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바로세우기'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등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예산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물러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의회가 예산 삭감 의지를 거두지 않을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시의회도 새로 꾸려진 뒤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새로 편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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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2021.5.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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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도 서울시 '부동의' 예산 시의회 통과…市, 집행 거부

서울시와 시의회가 강대강 대립을 이어가면서 2010년 예산안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010년에도 시의회가 '부동의' 예산을 통과시키고, 시의회가 통과시킨 예산을 집행부가 집행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현실화되진 않았다. 서울시가 대법원 제소를 하기 위해서는 의회 예산안 의결이 부당하고 재의를 요구하고, 시의회가 이를 거부한 뒤 과반수 출석·3분의 2 찬성으로 원안을 재의결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재의결을 하지 않고 버틴 것이다.

한 민주당 시의원은 "시의회가 예산을 증액해도 시장이 집행 안하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데 시의회가 재심의하지 않고 버티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새 시장이 집행하게 된다"며 "2010년 무상급식 사태 당시에도 시가 예산을 부동의했는데 그대로 뒀다가 박원순 전 시장이 와서 시행했다"고 전했다.

올해 안에 예산안 의결이 안 되고 해를 넘기게 될 경우 준예산(準豫算) 체제가 되지만, 시의회와 서울시 모두 준예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준예산은 예산이 법정기간 내에 성립하지 못한 경우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와 시의회 모두 이번 예산 전쟁의 피해는 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점을 공감하는 만큼 최악의 사태는 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서울시 예산 실무 담당자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게 접점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의원도 "예산 미집행 사태까지 되면 서로 손해이고, 시민들만 피곤해진다"며 "양측 모두 고집 피우지 말고 절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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