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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올 겨울 전력수요 증가 전망에 결국 원전 늘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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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 추운 날씨로 인해 예년보다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원자력 발전을 가동을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가 급할 때마다 결국 원전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겨울(12월 1일~내년 2월 28일) 최대 전력수요는 93.5기가와트(GW)로 전망됐다. 지난해(90.4GW)보다 3.1GW 많은 수준이다. 기온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을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공급할 수 있는 전력도 늘어났다. 올해 공급능력은 110.2GW로, 지난해(103.3GW)보다 6.9GW 늘어났다. 이는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1월 셋째주를 기준으로 한 최대 공급전력이다.

조선비즈

올 겨울 기온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전력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추위 때문에 두터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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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발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먼저 정부는 전체 석탄발전기 53기 중 적게는 8기, 많게는 16기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대 30%의 석탄발전이 중단되는 셈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 시행되는 계절관리제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석탄발전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LNG 발전마저도 가격 급등으로 활용이 여의치 않다. 우리나라는 LNG를 전량 수입하는데, 산업부에 따르면 톤(t)당 LNG 가격은 지난해 10월 276달러에서 올해 10월 668달러로 142% 급등했다.

그런데도 올 겨울 전력 공급 예비력은 10GW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실제 올 겨울 중 가장 낮은 전력 예비력을 기록할 것으로 꼽히는 이달 둘째주의 경우 석탄감축에도 예비력이 최저 10.1GW로 전망됐다. 예비력이란 공급 가능한 전력과 최대 전력수요의 차이로 예비력이 낮다는 것은 전력공급의 여유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10GW는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시작되는 예비력(5.5GW)의 두배 수준이다.

공급 예비력이 높은 이유는 원전 덕분이다. 원전의 경우 지난달 20일 월성 4호기가 두 달 일정으로 정비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월성2호기·한빛2호기·한울6호기·고리2호기 등 5기의 원전이 시차를 두고 정비를 받도록 했다. 일정대로 진행되면 동절기에 각 원전의 정비 기간은 최대 3기까지만 겹치게 되고, 가동률 역시 8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공급능력의 발전원별 비중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원전의 정비물량을 지난해보다 2기 줄여 공급에 기여하도록 했다”며 “이 외에 재생에너지 변동성과 출력 등을 조정한 것까지 포함해 지난해보다 공급능력이 6.9GW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력 수요가 몰릴 때는 원전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 역시 폭염으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원전 2기의 재가동을 결정했다. 이에 따른 원전 이용률은 7월 68.3%에서 8월 70.9%로 늘었다. 여름보다 전력 수요가 많은 겨울에도 원전 이용률은 높아진다. 지난해 12월과 1월엔 각각 83.6%, 77.9%를 기록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통상 겨울은 여름보다 태양광 발전의 기여도가 낮은데 특히 올해의 경우 LNG 가격 폭등으로 발전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탈원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선 원전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지금까지 여름과 겨울이 되면 원전을 최대한 가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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