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오후 7시까지’ 전일보육제 공약한 안철수…현실성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0대선 콕! 이 공약] 안철수 후보 ‘전일보육제’

“젊은부부, 아이키우기 좋은 나라로”

학원 뺑뺑이 대체 공교육 영역으로

인력·양질의 프로그램 확보 관건

사교육업체 반발·학부모 호응 변수



한겨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중 패권 전쟁 중, 대한민국의 전략은? - 과학기술패권국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후 7시 전일 보육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젊은 부부가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내세운 핵심 공약이다. 그는 20·30대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 확대를 부각하면서 독일식 전일제 교육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전일제 학교 교육 시스템’을 통해 국가가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돌보겠다고 공약했다. 5가지 청년 공약(청년 펜타곤 정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오후 7시 전일 보육제’는 정규 교육 이후 저녁 7시까지 학교가 아이들에게 취미활동과 휴식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외국어 교육 등 양질의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여성들이 보육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전체의 17.6%인 150만6000명이었다. 특히 6살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37.7%, 7~12살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21.1%로 집계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여성 5명 중 1명은 보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공약 발표회에서 “남녀를 떠나 우수한 청년의 능력을 사회가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해법은 국가 차원의 질 좋은 보육 시설 공급, 그리고 초등교육을 돌봄 기능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로 나뉘어있는 보육 관련 정책을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전일제 학교 교육시스템’도 함께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후 7시 전일보육제’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사교육 영역에 있던 각종 프로그램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면, 결과적으로 교사의 노동시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가장 먼저 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 오후 1~2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교는 하루에만 5~6시간씩 추가로 이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질의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안전관리 문제, 추가 인건비 등 예산 확충 등의 숙제도 남는다. 현재 보육·교육 기능을 맡아 ‘돌봄 공백’을 메우고 있는 사교육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안 후보 쪽 관계자는 2일 <한겨레>에 “학원 ‘뺑뺑이 돌리기’에 이골이 난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런 부분을 공적 영역으로 가져오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라며 “전일보육제를 강제할 수단은 당연히 없다. 학부모의 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반발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20·30대를 겨냥한 보육 정책은 경쟁 후보 쪽에서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예컨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초등학생 ‘오후 3시 동시 하교제’를 내세우면서 “수업 시간이 늘어난 저학년을 중심으로 다른 오이시디(OECD) 국가처럼 지역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저밀 학급부터 단계적 시행, 과밀학급에 대한 복합시설 건립, 교사 등 인력 충원도 추진하겠다”고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안정적 돌봄 수요를 맞추려는 시도는 현실을 대변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정해진 시간 동안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또 사적 영역의 교육 소비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호응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