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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물가와 GDP

물가 3.7% 올라 10년 만에 최고, 석유류 36%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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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진열장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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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라 9년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2%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오다 지난달에 결국 3%까지 넘어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고물가가 1년 전 통신비 지원 정책 때문에 발생한 ‘착시 현상’이라며 이를 빼고 보면 물가상승률이 둔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1월 물가는 정부가 주장한 ‘기저효과’ 없이도 더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3.7%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4%를 넘었던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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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소비자물가는 두 달째 3%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10월(3.2%)에는 1년 전 여당과 정부가 만 16~34세와 65세 이상에게 뿌린 ‘통신비 2만원’ 지원 효과 때문에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11월엔 이러한 기저효과가 사라졌는데도 기름값과 먹거리 등의 가격이 급등하며 고물가를 견인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5.5% 올라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체 물가상승률(3.7%) 가운데 1.32%포인트가 석유류로 인해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33.4% 올랐고, 경유는 39.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38.1%, 등유가 31.1%로 모두 30% 이상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유류세를 20% 내렸지만, 인하분이 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생기면서 물가 상승을 붙잡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 가격은 5.5% 상승했다. 2011년 11월(6.4%) 이후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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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품목 상승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농축수산물 가격은 최근 기온이 급하게 내려가며 작황이 부진해 7.6% 상승했다. 오이 가격이 1년 전보다 99.0%, 상추는 72.0% 비싸다. 특히 축산물 가격이 15.0%로 많이 올랐다. 달걀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7% 비싸고 수입 쇠고기(24.6%), 돼지고기(14.0%), 국산 쇠고기(9.2%) 등 고깃값도 뛰었다.

집세도 1.9% 올랐다. 특히 월세가 1.0% 상승해 2014년 6월(1.0%) 이후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다. 전세는 2.7% 올라 2017년 10월(2.7%) 이후 4년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일시적 공급 충격으로 물가가 상승한 것”이라며 “물가 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와 일시적 공급 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에도 높은 물가 상승률은 꺾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수준(3.2%)을 웃돌 것으로 보았으나 상회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공급 병목현상의 영향 등으로 상당 기간 물가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효과의 빠른 반영을 위해 자영주유소 가격 인하를 독려하고, 도심 알뜰주유소 확대를 위한 이격거리 조건(현행 1㎞)도 폐지하겠다”며 “아울러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의 확대, 12월 중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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