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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68] 판관 포청천과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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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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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은 얼마나 그곳에 있었는지, 술잔 잡고 하늘에 묻노니(明月幾時有, 把酒問靑天)…”라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북송 소식(蘇軾)의 작품이다. 술 마시다 쳐다보는 달은 문인들에게 늘 단골 화제였다.

오늘은 그가 물었던 대상, 노랫말의 ‘청천(靑天)’이 주제다. 이 단어는 직접 옮기면 ‘맑고 푸른 하늘’의 뜻이다. 그보다 색이 더 짙푸른 하늘은 창천(蒼天), 파랑이 조금 옅으면 벽천(碧天)이다. 요즘은 남천(藍天)이라는 표현이 흔하다.

그러나 중국의 인문에서는 의미가 더 깊어진다. 사람을 일컬을 때다. 보통은 ‘3대 청천’으로 부르곤 한다. 북송의 강직한 판관이었던 포증(包拯), 권력에 저항하며 부당함을 질타했던 명나라 때 관리 해서(海瑞)와 황종(況鍾) 등이다.

따라서 이들의 별칭은 ‘포청천(包靑天)’ ‘해청천(海靑天)’ ‘황청천(況靑天)’이다. 앞의 두 인물 사적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권세 있는 사람에게 굽히지 않으면서 공정한 판결과 행위로 백성들에게 큰 위안을 선사했다.

황종 또한 구조적 폐단을 혁파했고, 민생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데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다. 뭇 중국인은 이들을 바라보면서 맑고 밝게 활짝 갠 하늘, 즉 ‘청천’의 이미지를 줄곧 떠올렸던 모양이다.

깨끗하고 바른 관료의 등장을 간절히 바라던 중국인의 심성이다. 단지, 그 수가 많지 않아 유감이다. 현대 중국이 들어선 뒤에도 마찬가지다. 부패와 비리가 또 넘쳐 결국 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부패 척결을 지속 연임 명분으로도 삼았다.

중국인의 그 기대를 이해한다. 그러나 인문의 ‘청천’ 못지않게 자연의 깨끗하고 맑은 하늘에도 마음을 더 써야 옳겠다. 중국발 미세 먼지로 이웃 한반도의 가을이 마냥 어둡기 때문이다.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맑은 하늘이 품는 의로움의 뜻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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