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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미크론 전파력 세다지만… “국내 확진 4명 무증상, 1명은 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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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오미크론 복합쇼크]

獨학자 “약한 증상 입증된다면 전세계에 크리스마스 선물될 것”

英교수는 “감기처럼 약해진다? 그런 막연한 생각은 경계해야”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에서 폭발적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들이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만 겪고 있다는 보고들이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일 인천과 경기도에서 발생한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5명의 증상이 모두 경미한 편이라고 밝혔다. 인천 확진자 3명은 당초 기침과 가래 등이 있었으나 이 중 2명은 증상이 없어졌고, 나머지 1명도 미열만 있는 상태다. 경기도 확진자 2명도 당초 두통과 미열, 어지럼, 인후통 등이 있었으나 곧 무증상 상태가 됐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미크론 변이가 최초로 발견된 보츠와나 보건부 보건국장 대리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변이에 감염된 19명 중 16명은 무증상, 3명은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며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변이를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이번 변이의 주요 증상은 피로감과 두통 등으로 경증이었고, (델타 변이처럼) 미각·후각을 잃거나 콧물이 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에드윈 디콜로티 보츠와나 보건복지부 장관. /보츠와나 보건복지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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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실제로 전염력은 강한 반면 독성이 약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코로나가 크게 위험하지 않은 수준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독일의 전염병학자 카를 로터바흐 교수는 영국 이브닝스탠더드에 “오미크론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오미크론 공포에 빠진 세계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변이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염병 분석 전문가인 닐 퍼거슨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코로나가 변이를 반복하다 결국 감기처럼 약해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영국 BBC는 정부의 코로나 대응 자문단 의견을 인용해 “아무리 증상이 약해도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면 입원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면서 “의료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리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1일 “현재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에도) 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은 세계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일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번째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이날 파리 인근 센에마른 지역 주민과 알사스 지역 주민이 각각 첫번째와 두번째 감염자로 확인됐고, 인도 보건부도 이날 남부 카르나타카 주에서 2명의 변이 확진자가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아공에선 오미크론이 코로나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세종(74%)이 됐다. 지난달 30일 4373명이었던 코로나 신규 확진자도 1일 8561명으로 하루 새 두 배가 됐다.

돌파 감염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세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인 엘라드 마오르 텔아비브 의대 교수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백신 2차 접종은 물론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받았지만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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