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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FT 작품이 700억 찍었다? 들썩이는 미술시장에 IT기업들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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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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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네트웍스의 첫 NFT 발행 작품인 류재춘 화백의 '월하2021'. 원본 '월하'의 인공지능 채색 버전이다. /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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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물품 등의 원본이 가진 유일한 가치를 보장하는 NFT(대체불가토큰) 기술로 미술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주요 IT 기업들도 미술 관련 NFT를 앞다퉈 발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술 작품과 작가를 발굴해 미술계와 상부상조하면서 NFT 판매 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한국화 작품·한국 작가 NFT…CJ올리브네트웍스·한컴위드 앞다퉈 진출

2일 CJ그룹 계열 IT서비스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한국 수묵 산수화 대표 작가인 류재춘 화백의 '월하 2021' NFT 에디션 200개가 전날 낮 12시부터 두나무의 NFT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에서 모두 팔렸다. 역경매 방식인 더치옥션으로 0.014BTC(비트코인, 약 100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완판됐다.

'월하 2021' NFT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NFT 시장에 진출하면서 처음 발행한 NFT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아트워크 플랫폼 '에어트(AiRT)'의 채색 기술로 류 화백의 대표 연작 '월하(月河)'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류 화백은 원래 수묵화 작품에 LED 조명을 접목해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화풍을 자랑한다. '월하2021' NFT 에디션은 원본 그림에 AI 채색을 접목해 보통의 전통 수묵화에서는 찾기 힘든 색채로 구현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앞으로 NFT와 에어트 기반의 몰입형 디지털 아트 등을 제작하는 형태로 한국화 작품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류 화백 외에도 전통 예술가나 작가들과의 협업을 계획 중이다.

한글과컴퓨터 그룹 계열사 한컴위드도 같은 날 미술 NFT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다만 개별 미술 작품 대신 화가의 잠재적 재능에 대한 가치를 NFT로 발행한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신인 화가를 발굴하고 작가들의 작품 수익을 투자자들도 나눠 갖도록 해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미술 작품 NFT 거래는 단기간의 이벤트에만 그친다는 점을 보완하겠다는 목표다.

한컴위드는 관계사 한컴아트피아를 통해 갤러리 정수아트센터를 운영하는 더아트나인과 협업하기로 했다. 한컴아트피아는 더아트나인이 선정한 화가들과 일정 기간 동안 제작한 미술 작품 전체의 판매 금액 일부를 NFT 구매자들과 수익 분배한다는 계약서를 체결하고 이 계약서 가치를 NFT로 발행해 유통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는 NFT 마켓을 열어 거래 서비스도 제공한다. 내년 1분기 중에 메타버스 기반 갤러리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인다.

현재 카카오 계열 그라운드X의 클립드롭스를 비롯해 몇몇 NFT 예술 거래소가 이미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한컴위드가 추진하는 거래소도 비슷한 형태로 전망된다.


'미술 NFT 마켓' 이미 전세계에…반짝 유행일지 새로운 표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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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와 헨리가 그린 작품 /사진=몬스터엔터테인먼트


이미 전세계적으로 미술 NFT 시장은 활성화돼있다는 평가다. 세계 미술품 거래 장터 '마이애미 아트바젤'에서도 미술 NFT 전시가 이뤄진다. 연예인 아티스트 헨리는 오는 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 2021'에서 NFT 플랫폼 '오리진 프로토콜' 아트 전시에 자기 미술 작품 NFT를 출품한다. 지난해 8월 헨리가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출연해 그린 작품들이다.

주요 NFT 거래 플랫폼에서 미술 작품들이 비싼 값에 낙찰된 사례도 적지않다. 지난 3월 미국 작가 비플(Beeple)의 작품으로 발행한 NFT는 6930만달러(773억원)에 낙찰됐었다. 지난 5월에는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코디 최가 자신이 1999년 내놓은 최초의 데이터베이스(DB)페인팅 시리즈 '애니멀 토템 시리즈' 중 1점의 NFT를 7만 이더리움(당시 가격으로 약 1820억원)에 책정했다.

미술계에서는 NFT 시장이 일시적인 과열로 끝나지 않고 실제 미술계 부흥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반짝 관심보다 장기적으로 작가와 작품 발굴로 이어져야 한다는 반응이다. 박정수 정수아트센터 관장은 미술 NFT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에 주목하고 화가에게 투자하는 것이 미술 투자의 바람직한 진행 방향"이라고 말했다.

코디 최도 앞서 7만 이더리움짜리 작품 NFT를 내놓으면서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NFT시장에서, 진정한 디지털 아트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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