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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회서 발목… 동력 잃은 文정부 ‘수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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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수소 인증·의무사항 등 담은

수소법 개정안 3번째 논의 불발

與는 “그린수소 지원을 강화하자”

학계·산업계선 “당장 상용화 못해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 먼저해야”

정부 믿고 투자나선 재계도 당혹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7일 인천광역시 서구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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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 도약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재인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국회 어깃장에 발목 잡혔다. 정부 방침을 믿고 수십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재계도 계획 차질과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며 당혹하고 있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수소법 개정안’이 다른 법안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개정안은 문재인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의됐다. 청정수소의 정의와 인증제도,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 사항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앞서 이 개정안은 지난 7월 처음 소위에 오른 뒤 지난달 말에 재차 상정됐지만 그 때도 논의되지 못했다. 당시 일부 여당 의원들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 중심인 ‘그린수소’ 지원 방안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며 반대했다. “수소는 비싸고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경제에 거품이 많다”는 등의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여당 의원도 있었다.

하지만 학계에서나 산업계에선 그린수소가 기술적·경제적 한계로 당장 상용화가 불가능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국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로드맵도 이산화탄소가 없는 청정수소를 2018년 13만t 수준에서 내년 47만t, 2040년 526만t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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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소위 논의가 무산되면서 수소법 개정안은 오는 9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굳이 개정안을 처리하려면 정기회 종료 뒤 임시국회를 열어야 하는데, 내년 대통령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여야가 의사일정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개정안을 근거로 내년부터 수소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려던 정부 구상에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 약속을 믿고 수십조원 투자계획을 마련한 기업들은 당혹스러운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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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전환은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다. 실제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수소특화단지 등 수소산업 현장을 9차례나 방문했다. 또 국무총리가 주재한 지난 3월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SK와 현대차그룹 등이 2030년까지 4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했고, 이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의결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소법과 수소경제 육성은 야당에서도 호의적”이라며 “대통령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기업들도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려는 상황에서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여당이 발목을 잡는 이상한 형국”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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