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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이준석, ‘마이웨이’ 윤석열… 국민의힘 혼란 장기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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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갈등 평행선 달리는 양측

尹 서울서 빽빽한 공식일정 소화

이준석 두고 “압박할 생각 없다”

당 원로들 오찬서도 엇갈린 의견

지지율 정체 속 자중지란 지속돼

지방행 사흘째 이준석, 제주도행

기자들 만나 “당무 거부 아니다”

尹측 ‘핵심 관계자’ 작심 성토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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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자당 이준석 대표의 ‘당무 보이콧’이 사흘째 이어진 2일, 빽빽한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보였다.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행 중인 이 대표는 전날 부산과 전남 여수·순천에 이어 이날 제주를 찾았다. 이번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 후보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당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등 위기감이 감돌자 당 안팎에선 타개책을 둘러싼 자중지란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6시20분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을 시작으로 오후까지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예정에 없던 경기 안양시의 도로 포장 공사 근로자 사망 사고 현장을 긴급 방문한 뒤 여의도로 돌아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를 접견했다. 오찬은 당 상임고문단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선 이 대표의 잠적 사태를 두고 당 원로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을 역임한 신경식 고문은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고 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머무르고 있는 곳을 찾아가 ‘다시 같이 하자’고 하고 서울로 데려오면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권해옥 고문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반발했다. 이에 신 고문은 “바다가 모든 개울물을 끌어안듯이 윤 후보는 싫든, 좋든 전부 제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신 고문은 대부분 참석자가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한 뒤, “윤 후보가 검찰에만 있어서 딱딱하고 포용력이 없다”고 쓴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조기 합류가 불발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개인적 약속으로 같은 음식점에 나타나 윤 후보가 인사를 하러 찾아간 일도 있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아무 말도 안했다”며 별다른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서도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직접 연락을 하거나 만나러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표의 잠행이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선대위 차원에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를 만나러 갈 의원이 있는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직접 이 대표를 찾아가는 등 저자세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 후보는 오후에 스타트업 정책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제 어느 정도 (이 대표) 본인도 리프레시를 했으면 저도 무리하게 압박하듯 할 생각은 없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서로 조금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하는 건 분명하기 때문에 저도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후보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와 선대위 회의를 열지 않은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당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가 불참한 자리에서 선대위 추가 인선 등 주요 의사 결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 대표에게 예를 갖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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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 두 번째)가 2일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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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수에서 배편으로 제주로 향했다. 그는 오전에 한 식당에서 4·3유족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적했다. 그의 부산행은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장제원 의원의 사상구 지역사무실을 방문한 이 대표는 전날 여수로 가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뒤 순천으로 이동해 지역구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났다.

앞서 이 대표의 잠적을 놓고 선대위 인선이나 ‘당대표 패싱’ 논란 등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이날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 보이콧이란 평가에 대해 “우리 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 이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당 사무총장과 2명의 부총장 교체에 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털어놨다. 이 대표는 잠행과 관련해서도 “딱히 잠행이라기보다는 (이 대표 본인이 자리를 비워주겠다고 한)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께서 언론 활동도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 공간을 (더) 가지는 게 옳겠다고 생각해서 저는 지방에서 여러 일을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잠행이 당무 거부가 아닌,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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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재단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는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이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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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또 ‘윤 후보가 어떤 조치를 하면 서울로 복귀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저는 어떤 것도 요구한 적 없다”며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저에 대한 굉장히 심각하고 모욕적인 인식”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도 누군지 알 것이다. 모른다면 (이대로) 계속 가고, 안다면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분간 이 대표의 지방 순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동행 중인 한 당대표실 관계자는 “당분간 상경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이대로는 대선에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첫째는 방향성, 두 번째는 인선에 관한 문제”라며 “이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대표가) 서울에 빈손으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당내 혼란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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