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설] 국민의힘, 벌써 정권교체론에 도취됐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충돌로 국민의힘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대표가 6일 열릴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 불참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윤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추월당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대학생들이 윤 후보 지지 철회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내부 분열이 장기화되면서 컨벤션 효과까지 다 까먹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과 방향성에 위기감을 느낀다며 서울 당사를 비우고 부산, 순천, 여수를 거쳐 제주에 머물고 있는데 강력한 불만의 표시다. 윤 후보 측이 김종인을 영입하지 못한 것부터 ‘윤핵관’(윤석열 캠프 핵심관계자)이 ‘파리 떼’나 ‘하이에나’처럼 진 치고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린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준석 패싱’에 대한 섭섭함도 크다.

윤 후보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섰다.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면 직접 찾아가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없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부산에 리프레시(재충전)하기 위해 간 것 같다”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별도 연락할 계획도 없다고 했는데 오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윤 후보 측은 되레 이 대표가 무책임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전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후보와 대표 간 갈등이 빚어진 것은 선대위 인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면에는 내년에 치러질 재보선과 지방선거의 주도권, 공천권을 둘러싼 알력 때문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정권교체론에 도취되어 이미 정권을 차지한 듯이 구는 오만한 모습인데 이런 모습에 민심은 하루아침에 떠나고 지지율도 역전되고 말 것이다.

사태를 수습하려면 윤 후보가 지도력과 포용력을 발휘해 당 전체를 끌어안아야 한다. 벌써부터 ‘내 사람’ 얘기가 나오고 당 대표를 ‘패싱’해선 안 된다. 이 대표도 당무에 복귀해 선거운동을 지휘해야 한다. 이대로 버티면 ‘몽니’ 소리를 듣는다. 당내 역학관계나 공천권 따위는 대선 후에 논의해도 절대로 늦지 않다. 노골적인 권력투쟁의 모습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조차 크게 실망시켜 돌아서게 할 것이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