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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 총리' 아베에 성난 中, 밤중 日대사 불러 "범죄 장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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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아베 "대만에 일 생기면 미·일 좌시 않는다",

中 외교부 주중 일본대사 초치해 엄중 경고…

"중국에 도전했다간 머리 깨져 피 흐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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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과 일본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발언에 중국 외교부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외국 전직 지도자 발언을 문제 삼아 대사를 불러 들여 외교적으로 항의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2일 로이터통신·중국 신화망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겸 대변인은 전날 밤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대사를 만나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 엄중한 교섭은 중국이 해당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하는 초치를 대신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화 대변인은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이 대문 문제와 관련 극단적인 오류를 범했고 중국의 내정도 간섭했다"며 "중국 주권에 대해 공공연히 도발하고 대만독립 세력을 뒷받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역사적으로 중국 침략전쟁을 일으켜 인민들에게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장본인으로 대만 문제에 왈가왈부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며 "일본 측에 과거사를 깊이 반성하고 중국의 결단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더 이상 잘못된 길로 가지 말라"며 "그렇지 않으면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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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21년 12월 1일 대만 국가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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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요 언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일 대만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연구소가 주관한 행사 화상연설을 통해 대만과의 동맹을 수차례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일본과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의 비상사태는 일본의 비상사태이며 따라서 미·일 동맹의 비상사태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하늘에서, 바다에서 온갖 군사적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예측해야 한다"며 "중국 지도부,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결코 잘못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중국과 영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 사키시마제도, 요나구니섬 등이 대만에서 불과 100㎞ 떨어져 있는 만큼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는 것은 일본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아베 전 총리 발언 직후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로, 다른 국가가 함부로 손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 인민에게 도전했다간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밝혔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은 지난 7월 시 주석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한 말에서 따온 것이다.

중국의 반발에도 아베 전 총리는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고 북한 위협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일본 안보정책의 핵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만에 군사적 위압을 높이는 중국에 대해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며 "대만에 일이 생기는 것은 동맹인 미국과 일본에도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전날과 같은 주장을 폈다.

또한 중국 당국에 불려간 다루미 주중 일본 대사 역시 "중국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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