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물가는 '잰걸음' 성장은 '게걸음'…불안한 한국경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7%…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오름세 지속 가능성 커
한국경제, 3분기 0.3% 성장에 그쳐…민간소비·투자↓
오미크론, 내년 경제성장률에 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


이투데이

12월 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의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의 지속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인 3.7%까지 치솟은 가운데, 민간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치면서 지난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①물가 상승률, 9년 11개월 만 최고치…12월에도 이어져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로 전년 동월보다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각각 2.3%, 1.9% 오르며 전월보다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5.2% 오르며 2011년 8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월 7.5% 감소했던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3%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밥상 물가도 올랐다. 농산물 중 채소류는 이른 한파와 병충해에 따른 작황 부진과 김장철 수요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9.3% 급증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 오이와 상추가 각각 99.0%, 72.0% 급등했다.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 수입 쇠고기(24.6%)의 가격도 일제히 오른 가운데, 계란(32.7%)도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에 따른 재료비 인상으로 개인 서비스 중 외식 물가도 3.9%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업제품 중 석유류(35.5%)도 많이 올랐다.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되고 있지만, 인하 시점과 물가 조사 시점 간 차이, 재고량 소진 등으로 11월 지표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주요 품목을 보면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가 모두 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는 12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 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으로 오름세 지속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물가도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②3분기 GDP 성장률 0.3%…오미크론으로 불확실성 확대


한국 경제는 3분기 0.3%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게걸음 행보를 보였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 잠정’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3%(전년동기대비 4.0%) 성장했다. 이는 각각 10월 26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줄어 0.2% 감소했다. 다만 속보치(-0.3%) 대비 감소 폭이 줄었다. 수출(1.8%)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증가해 속보치(1.5%)보다 늘었지만, 수입은 0.7% 감소해 속보치(-0.6%)보다 더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 등 여파에 자동차 등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건설투자(-3.5%)와 설비투자(-2.4%)는 속보치(각각 -3.0%, -2.3%)보다도 더 줄었다. 국제원자잿값 상승 등 여파에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토목건설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운송장비 등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4.0%) 달성은 무난하리라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중 1.03%만 성장하면 올해 4% 성장이 가능하다. 4분기 중엔 소비와 수출 흐름이 괜찮다"면서도 "다만 오미크론 변수가 튀어나옴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은 올해보다도 내년 경제성장률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할 경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4.6%)보다 0.4%P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투데이/세종=정대한 기자 (vishalist@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