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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99%·식용유 66% 쑥…소비자물가 상승률 10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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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소비자물가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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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 식당가에서 샐러드 전문점을 운영하는 50대 심 모씨는 12월이 시작되면서 물가 근심이 커졌다. 가게 문을 열었던 올해 초만 해도 식용유 한 통을 3만원이면 샀지만 현재는 5만원으로 66% 넘게 인상됐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도 ㎏당 1만25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올랐고, 샐러드 주재료인 양상추 가격은 지난 10월 한 박스에 5만원까지 폭등한 이후 적정 가격인 2만5000원대로 내려오질 않고 있다. 심씨는 "물가 폭등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겹쳐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연말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식료품과 유가 등 생활물가는 오르는데 국민의 실질 구매력 지표는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물가는 뛰고, 소득은 떨어지며 서민 경제가 휘청이는 양상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 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2011년 12월(4.2%)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10월(3.2%)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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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경유 같은 에너지 가격과 채소·육류를 포함한 식품, 외식·가공식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 3.7% 중 2.9%포인트는 석유류(1.32%포인트), 개인서비스(0.96%포인트), 농축수산물(0.64%포인트) 순으로 기여했다.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38.1%), 등유(31.1%) 등 석유류 주요 제품은 전년 동월보다 30% 넘게 올랐다. 석유류 전체로는 35.5% 올라 2008년 7월(35.5%)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유류세 인하는 11월 중순 이후 적용돼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12월 물가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전반의 물가 상승률은 5.5%로 2011년 11월(6.4%) 이후 최고치다.

밥상 물가인 농축수산물도 기온 급감으로 작황이 부진하며 11월 상승률 7.6%를 기록했다. 10월 0.2%까지 축소됐다가 반등한 것이다. 품목별로는 오이(99.0%)와 상추(72.0%)가 대폭 올랐고 달걀(32.7%), 수입 쇠고기(24.6%), 돼지고기(14.0%), 국산 쇠고기(9.2%) 가격도 뛰었다. 같은 기간 생선회(9.6%) 등 외식 가격은 3.9% 올랐으며 보험서비스료(9.6%) 등 서비스 가격도 2.3% 올라 개인서비스는 총 3.0% 상승했다.

시민들의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5.2%로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았다. 가격 변동이 심한 농산물·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는 같은 달 2.3% 올랐다. 전세 가격 상승률은 2.7%로 2017년 10월(2.7%), 월세는 1.0%로 2014년 6월(1.0%) 이래 최고치였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관리 목표인 '2% 초반'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다소 웃돌 수 있다.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전 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듯하다"며 이날 물가 전망 상향 의사를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달 25일에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3%로 수정했다. 어 심의관 역시 "유가·원자재 가격 추이를 보면 공업제품 오름세가 크게 둔화되지 않을 듯하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돼 개인서비스 오름폭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민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분기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실질 GNI는 2분기 대비 0.7%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2분기(-2.0%) 이후 5분기 만에 뒷걸음질 쳤다. GNI는 국내총생산(GDP)에 한국인이 외국에서 번 돈을 더하고 외국인이 한국에서 번 돈을 뺀 것(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말한다. 따라서 실질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며 국민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에는 배당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온 소득이 많았는데 3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2월 물가 둔화를 기대하며 연간 물가를 최대한 2% 초반에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유류세 인하 효과, 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물가 상승폭이 둔화한다"며 "10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2.2%다. 연간으로 한은(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4%) 전망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효과의 신속한 반영을 위해 자영주유소 가격 인하를 독려하고 현행 1㎞ 떨어지도록 한 도심 내 알뜰주유소 간격 규정도 폐지했다.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발행을 늘리고 이달 중 가격 급등 원자재에 대한 수입할당관세도 확대해 가격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종혁 기자 / 안병준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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