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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오미크론發 자가격리…"해외여행 또 취소" 여행객도 여행사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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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모든 내외국인 입국자 10일간 자가격리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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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위드코로나에 해외 신혼여행 다 계획해놨는데 손바닥 뒤집듯 뒤집은 정부 방역수칙에 200만원이 공중분해될 판"


"하와이 신혼여행 계획했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자가격리 면제 해제까지 겹쳐 취소하고 국내 여행을 알아보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해왔던 신혼부부와 여행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오는 3일부터 2주간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10일 조치를 결정하면서다. 국외 여행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여행업계에서도 아쉬운 목소리나 나온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오는 3일 0시부터 16일 24시까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든 해외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은 10일간 격리된다. 백신 예방접종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자가격리 대상이다.

신혼여행, 해외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해를 우려하는 여행객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신혼여행을 계획한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원성이 쏟아졌다. 휴가를 쉽게 쓸 수 없는 직장인들의 업무 특성상 대체로 여행 기간이 긴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에 추가로 10일 간 격리돼야 한다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장 여행을 취소하더라도 수십, 수백만원을 들여 예약한 여행 상품의 취소 수수료도 걱정이다.

다음주 결혼을 앞둔 신부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청년부부연합회 온라인 카페를 통해 "해외입국 격리 면제 중단으로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며 "위드코로나로 하늘길 열려 여행이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한 신혼여행이다. 12일 출국했다가 17일에 입국하는데 16일(면제 중단 마지막날)에 입국하지 않으니 해당사항이 없다고 한다. 환불도, 일정도 불가하다면 날리는 돈만 1000만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결혼 관련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작년 코로나 사태 때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은 아껴뒀다가 해외로 가기로 했다"며 "1년을 기다려 드디어 하와이를 예약했는데 오미크론 때문에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여행사에서 안내 문자 온 것을 보자마자 지난해 2주마다 발표되는 정책을 지켜보면서 매일 조마조마 했던게 떠오른다"고 호소했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도 "1~2월 예식인 분들은 많이 취소하고 국내 여행지로 우회하고 있다더라" "진짜 이제 해외여행 좀 가나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진짜 맘고생 장난아니다" "해외여행은 언제 갈 수 있을까" "당장 내일부터 격리 면제 중단이라니" 등 불만이 쏟아졌다.

현재 해외에 나가있는 여행객들의 혼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인 또는 가족, 지인이 해외 체류 중이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커뮤니티에 "해외에 있는데 갑자기 자가격리라고 해서 멘붕이다" "3일 귀국하는데 자가격리해야 되는거냐" "남편이 해외 출장 중인데 자가격리 속보가 나와서 놀랐다" "해외로 휴가 간 분의 업무 백업을 하고 있는데 격리 10일 소식에 둘 다 멘붕" 등 반응을 보였다.

여행업계도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느라 바쁜 모습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와 하나투어, 참좋은여행 등 일부 여행사들은 16일까지 귀국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용약관 상 위약금을 면제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부 방침으로 날벼락을 맞게 된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손해는 여행사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금 (오미크론) 상황도 그렇고 고객님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취소를 원하는 경우 취소 수수료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객에 한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지난달부턴 시행된 위드코로나 조치로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여행업계에선 실망감도 나온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1%도 채 안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위드코로나 이후 국외 여행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었던 만큼 각종 프로모션을 준비해 온 여행사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다시 직원들이 출근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며 "오미크론 상황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 실제 얼마나 위험할지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행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맺은 싱가포르, 사이판은 협약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북마리아나 관광청은 한국과의 최초 격리면제 여행권역인 사이판을 방문한 여행객에 대한 10일간의 의무격리 면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트래블버블을 통한 패키지 여행객에 한해 적용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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