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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급등에 꺼내든 물가부처책임제…더 멀어진 전기·가스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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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3.7%↑…9년 11개월만 최고폭

전기료 2.0%, 상수도료 0.9%, 도시가스 0.1% 상승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부처책임제 시행 초강수

"정부 개입 여지 많은 공공물가 인상 더 어려워질 듯"

이데일리

서울 마포구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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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애신 최훈길 기자]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커지고 있지만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하며 2011년 12월(4.2%) 이후 9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19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껑충 뛰었다. 공공요금이 오르면 다른 부문의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서민의 체감 경기 악화 요인이 되는 만큼 정부가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공요금 물가 기여도 낮지만...”

11월 물가가 껑충 뛴 가운데 전기·수도·가스는 1.1% 올랐다. 전기료가 2.0%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상수도료 0.9%, 도시가스 0.1%씩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4~-5%를 오가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전기·수도·가스는 올 하반기에서야 플러스로 전환했다. 7월 0.3%, 8월 0.1%, 9월 0.0%, 10·11월 1.1%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에서 전기·수도·가스의 기여도는 0.04%에 불과하다. 공공서비스 역시 0.08% 수준이다. 요금을 많이 올려도 전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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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그런데도 정부가 공공요금 동결 등 공공 물가안정 정책을 펼치는 것은 공산품 단가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요금 인상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또 법적으로 정부의 요금 조정이 보장된 부분이 공공부문이어서 그렇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나 납입금, 통행료 등 공공서비스 안에 법령에 따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책상 당장 급하지 않다면 물가 인상을 조금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부처책임제’ 도입에 부처 불만

정부는 최근 10년 간 물가 상승률이 최고를 기록하자 물가부처책임제 카드를 꺼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주기적인 장관 점검체제, 분야별 물가부처책임제 도입, 지자체 물가상황실(TF) 가동 등 내년 상반기까지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물가 관리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물가부처책임제는 농식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인서비스는 행정안전부, 석유류는 산업통상자원부, 부동산은 국토교통부 등 각 부처가 분야별로 물가를 관리하는 개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주 하는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부처별로 안건을 올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들여다 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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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급등으로 당장 어려움을 겪는 서민을 고려하면 공공물가 동결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관건은 지속 시기와 정도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내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소비 증가율이 높지 않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물가가 시장에서 결정이 되지만 공공성이 강한 분야는 정부가 적당히 개입해도 괜찮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부처 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물가 상승을 구분해 버리면 책임 회피를 위해 물가를 인위적으로 누르는 식의 정책 밖에 방법이 없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물가가 올랐다고 책임을 지라는 발상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는 코로나19에 인플레이션 위험까지 있어서 거시정책 측면에서 물가당국 입장을 존중해 왔지만, 앞으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요건이 지속하면 계속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 지속 억제 한계 극명”

정부가 내년 6월까지 강력한 물가 관리 의지를 내비친 만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현실화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요금은 공공요금으로 법률에 의거해 물가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인상여부를 결정한다”며 “연료비 연동제가 제도상으로 마련됐다고 해도 순서 상 상위 체계에 명시된 내용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요인이 반영되지 않으면 한국전력(015760)과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적자 부담이 더 커진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연료비·전력구입비가 대폭 증가했으나 정부가 국민 생활 안정을 이유로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공요금은 언제 내든 반드시 내야 한다”며 “나중으로 미루면 더 많은 이자 비용을 부담하는 조삼모사 같은 것”이라고 전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공공요금을 일부 묶을 수는 있지만 국제적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지속해서 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금리 인상 등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요금 인상 요인을 물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민 생활을 고려해 당장의 조치를 통해 물가를 안정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탄소중립 정책과 양립하는 면이 있다”며 “탄소세를 매겨서 탄소세 수입 일부를 기본소득 성격으로 나눠주면 서민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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