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관망' 윤석열의 해법은…김종인 이어 이준석도 놓고 갈까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총장 사퇴後 9개월·'생각대로 한다' 성향에 정책 자신감 맞물려 주체성 뚜렷

청년들에게 "공약 영양가 없으면 나 찍지마라"…측근 "정치 아닌 가치로 판단"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권 도전 5개월 만에 자신의 색깔의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초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고 정책 공부에 매진하며 개념을 정립해 얻은 자신감과 '내가 생각하는 대로 갈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한 성향이 맞물리면서 대선까지 주체적으로 나아가겠단 뜻을 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자칫 자신감이 지나칠 경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지도자의 정치력 측면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윤 후보 측근들에 따르면 윤 후보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평가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특정인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후 판단하면 중간에 큰 문제가 없는 한 그대로 가는 뚝심있는 사람"으로 요약된다.

윤 후보도 본인을 비슷하게 평가한다. 그는 전날 채널A와 인터뷰에서 "감추고 계산하는 건 체질상 잘 못한다"며 "터놓고 얘기하는 스타일이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 갈 길 가는 그런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본인과 타인 평가의 공통 분모는 '생각한 대로, 갈 길을 간다'는 부분이다. 이 지점이 지난 9개월 간 정책을 공부하며 확실히 정립한 개념과 맞물려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은 선대위 출범 후 첫 지역 일정인 2박3일간의 충청권 방문에서 이 같은 모습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출발 첫날인 지난달 29일 이준석 대표가 돌연 잠적했음에도 개의치 않고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주로 청년들과 지역 중소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추진한 윤 후보는 간담회 자리에서 '경제'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철학을 나타냈다. 지속적인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중소기업 정책을 뜯어 고치겠다고 밝힌 윤 후보는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등의 탄력적 운용,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담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반대 여론도 의식하는 듯 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뚜렷했다. 대표적인 예가 주52시간제에 대한 입장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강소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단 뜻을 밝혔다. 그러자 반대 측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념이 없다. 메시지가 산으로 간다"고 직격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 30일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린 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으로 떠났다. 2021.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날인 1일 폴리텍대학 학생들과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획일적인 것보다 업종별, 기업규모별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노사 양측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확고히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날 충남 천안 신부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청년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질문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답변도 막힘 없이 해 참석자들로부터 "준비를 단단히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답변하며 "정치인들이 표 받는데 세금을 쓰고 나면,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데 쓸 수 있는 세금이 없기 때문에 선거 때 잘 판단해야 한다. 제가 하는 공약을 보고 영양가 없다 싶으면 찍지 마라"고 말한 부분은 윤 후보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준 발언으로 평가받는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영입과 이준석 당 대표의 '잠적'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윤 후보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총괄위원장 영입이 불발되자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을 보내고, 이것으로도 참여 의사를 받아내지 못하자 직접 만나 대화하며 영입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김종인 위원장이 만남 후에도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자 더는 매달리지 않는 상황이다.

'잠적'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입장도 이와 비슷하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리프레시 차원에서 전국을 다니고 있으며 미디어·홍보본부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모종의 복귀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음에도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성향과 두 사람의 도움이 없이도 선거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는 정무적 판단보다 가치 판단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이라며 "정무적 판단을 우선시했다면 윤 후보의 일련의 행동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과 달리 이준석 대표에 대한 입장은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 후보가 포용해야 대선 후보로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헌정사상 첫 30대 교섭단체 대표가 갖는 상징성이 큰 데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는 달리 당원과 국민이 선출한 대표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자로서 정치적이지 않은 부분이 장기적으로 소구력이 있으나 사람과 갈등을 만드는데 이를 풀지 못하는 모습은 대통령 당선 후에도 비판의 소지로 작용하는 등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지도자로서의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와 오찬을 함께 한 당 상임고문단은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 입장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대표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양쪽의 주장이 팽팽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상임고문단의 엇갈린 입장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충청권 민생투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cki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