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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해외투자 1천억달러 시대…이젠 '뉴욕스타일'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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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외화증권 보관액 1000억달러 돌파 미국 시장 비율만 70%…개미 관심은 계속 [비즈니스워치] 최이레 기자 ire@bizwatch.co.kr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해외주식 직구 열풍에 힘입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관리하는 외화증권 보관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17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기술의 발달로 투자 국경이 허물어진 가운데 국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해외 시장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화력을 집중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 중에서도 미국 증시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개별종목 투자를 통한 성과와 더불어 강(强)달러 기조에 따른 환율 차익까지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만큼 미국 증시를 향한 국내 투자자들의 발길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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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 해외 투자 열풍 주도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달 26일 기준 예탁결제원에서 보관 중인 외화증권은 1021억달러, 한화로 약 120조2000억원 수준이다.

외화증권 보관액은 지난 1994년 외화증권 집중예탁제도 시행 이후 최근 10년 간 10배 넘게 늘었다. 실제 2012년 말 97억달러(약 11조4000억원)에 불과했던 보관액은 2017년 말 400억달러(약 47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했고 작년 말에는 700억달러(약 82조4500억원)를 넘어섰다.

시장별 보관금액은 미국이 688억1000만달러(약 80조9800억원)로 67.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유로시장이 215억5000만달러(약 25조3600억원·21.1%)로 뒤를 잇고 있다. 홍콩은 37억9000만달러(약 4조4600억원·3.7%)에 이른다.

외화증권 보관액이 늘면서 결제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집계된 결제 금액은 총 4412억달러(약 519조2000억원)로 지난해 3234억달러(약 380조6400억원) 대비 36.4% 많아졌다. 최근 3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은 60%에 육박한다.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미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미국 증시 결제금액은 3385억달러(약 398조3500억원)로 전체의 76.7%에 이른다. 이어 유로시장이 769억달러(약 90조5000억원· 17.4%), 홍콩이 150억달러(약 17조6500억원·3.4%)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 증시에 베팅하는 국내 투자 인구 증가에 대해 해외 증시 접근성 개선과 해외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 확대 등이 맞물렸다고 보고 있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일반투자자의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발발 이후 해외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 확대와 더불어 해외주식 직접거래 편의성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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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최애' 종목은 미국 기술주

올해 서학개미들의 구매 상위 리스트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들이 독식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해외주식 종목 중 보관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테슬라로, 148억2000만달러(약 1조7500억원) 규모의 주식이 보관돼 있다.

테슬라 다음으로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과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각각 43억8000만달러(약 5조1600억원), 30억2000만달러(약 3조5600억원),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보관액으로 2~4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일본과 중국, 홍콩 증시 상장 기업들이 리스트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2018년 보관금액 상위 5개 종목들을 보면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다음으로 일본의 골드윈(4억5000만달러·약 5298억원), 중국 항서제약(3억1000만달러·약 3651억원), 홍콩 증시 상장 중국업체인 텐센트(2억5000만달러·약 2944억원) 등이 고르게 자리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매매 일변도 재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수익률로 파악된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는 최근 3년 동안 빼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주당 70달러(약 8만2400원) 안팎에서 주가를 형성하던 테슬라는 현재 1000달러(약 117만7400원)를 넘어섰고 애플과 엔비디아, 알파벳 역시 같은 기간 최소 2.5배에서 5배를 웃도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부진한 반면 해외 시장, 특히 미국 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환경을 국내 투자자들이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에 따른 강달러 기조와 더불어 시장 자체의 매력도 높은 미국 주식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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