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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는 자택 대기 중 사망"…병상·인력 확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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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 철회 요구

"재택치료 아니라 사실상 자택대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재택치료라 읽고 ‘자택 대기 중 사망할 수도 있음’이라고 해석합니다.”

최은영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간호사는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무책임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및 병상·인력 확충 요구 기자회견’에서 “말이 좋아 치료이지 방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전날 코로나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실제 의료현장에서 병상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최 간호사는 “산부인과에 다니던 만삭의 코로나19 환자는 양수가 터졌지만, 다니던 병원에서는 병실이 없어서 입원을 못 받아주겠다고 해 결국 응급실에서 있다가 병동에 입원한 지 30분 만에 출산을 했다”며 “대한민국 임산부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는 다니던 병원도 못 다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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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무책임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및 병상·인력 확충 요구’ 기자회견에서 불평등끝장넷, 보건의료노조 등 단체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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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끝장넷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억울한 죽음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의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감염 확산을 막고 모두를 보호할 사회적 방역과 함께 병상과 인력 확충도 촉구했다.

이들은 “재택치료로는 급격히 증상이 악화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살릴 수 없다”며 “‘재택치료’가 아니라 실제로는 ‘자택대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정부는 사실상 긴축재정 기조를 고집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쓰지 않았다”며 “재택치료 방침은 병상이 남지 않아 입원 대기자가 많은 현실을 은폐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단체들은 “가족감염의 우려가 크고 특히 고시원과 쪽방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들은 독립된 필수시설을 갖추지 못해 확진자와 공동생활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너무도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최근 거리·쪽방·고시원·시설 등 비적정 거처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재택치료 확대를 운운하기에 앞서 최소 자가격리가 가능한 독립적인 위생 설비를 갖춘 임시거처를 홈리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에게 제공하는 등의 대책부터 모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단체들은 정부가 재택치료 방침을 폐기하고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은 불평등끝장넷 공동집행위원장은 “병상 부족으로 매일 수십명이 기약없이 입원을 기다리다가 황망하게 죽음을 맞게 하는 정부를 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장 무책임한 재택치료 방침을 폐기하고 민간병상 동원과 의료 인력 확충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병원에 비응급·비필수 진료를 미루고 병상·인력을 재배치하도록 명령하고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제시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 간호사는 “파견 의료인력 말고 코로나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손실보상금 형태의 일회용 처방을 중단하고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정책과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당장 재택치료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민간병상과 인력을 확충해 시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즉시 민간병상과 인력 확충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정부 방역 후속 대응계획에 관한 시민사회단체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어 재택치료 계획 폐기 및 병상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도 돌입했다.

또 시민을 상대로 공공의료 확충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내달 말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해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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