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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가격에 경고까지... 화날 만했던 황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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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와의 경기에서 매튜 로튼에 안면 가격 당해... 경기는 0-0 무승부

오마이뉴스

울버햄프턴 황희찬 5경기째 무득점... 번리와 0-0 무승부 ▲ (울버햄프턴 AP/PA=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대 번리의 경기에서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오른쪽·25)이 상대 잭 코크와 볼을 다투고 있다. 황희찬은 이날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며 5경기째 무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상대 매슈 로턴과 볼 경합을 벌이다가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당한 뒤 보복성 행위를 해 EPL 진출 뒤 첫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 AP/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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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팔꿈치로 얻어맞는 수난에 이어 첫 경고까지 받는 험난한 하루를 보냈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은 2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에서 번리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승점 21점(6승 3무 5패)이 된 울버햄튼은 6위에 올라 5위 아스널을 단 2점 차로 추격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라울 히메네스-아다마 트라오레와 함께 스리톱을 형성했다. 황희찬은 두 동료와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수차례 번리 수비진을 괴롭혔다. 번리는 경기 초반부터 거친 수비로 울버햄튼 공격수들에게 대응했다.

전반 18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황희찬과 공중볼 경합을 벌이던 번리 수비수 매튜 로튼이 팔꿈치를 써서 황희찬의 왼쪽 안면을 가격했다. 로튼은 점프할 때부터 공보다는 황희찬을 향하여 몸으로 밀고 들어오며 오른팔을 뻗었다. 다분히 고의성이 의심되는 장면이었다. 얼굴을 맞은 황희찬은 얼굴을 감싸쥐며 쓰러졌다.

심지어 로튼의 비매너 플레이는 그 다음 장면에서도 나왔다. 로튼은 바닥에 넘어지면서 의도적으로 황희찬의 몸 위로 쓰러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왼팔에 체중을 실어 위에서 황희찬을 몸으로 찍어누르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순간적으로 분노를 이기지 못한 황희찬은 상반신을 일으켜 로튼의 얼굴을 밀었다. 로튼은 반대쪽으로 넘어지면서도 왼팔로 황희찬의 가슴팍을 잡고 꼬집는 모습을 보였다. 연속동작이었지만 실제로는 2~3번의 고의성 짙은 가격이 연이어 나왔다. 황희찬이 설사 성인군자라도 참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그나마 황희찬이 상대의 팔을 뿌리치며 얼굴을 밀어내는 정도로만 대응한 것도 그 상황에서 최대한 절제심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번리 선수들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황희찬에게 우르르 몰려와 항의했다. 울버햄튼 선수들이 황희찬을 둘러싸고 보호했다. 로튼은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라운드에 쓰러져 오버액션을 했고, 번리 선수들은 황희찬의 보복성 플레이를 문제삼아 심판에게 항의했다. 주심은 상황을 정리한 후 황희찬과 로튼에게 모두 경고를 꺼냈다. 황희찬이 프리미리그에서 받은 첫 경고였다.

잉글랜드 출신의 라이트백인 로튼은 번리에서만 일곱시즌째 활약중인 베테랑이다. 번리 자체가 원래 거칠고 수비적인 색깔의 팀이기도 하지만, 로튼은 번리 수비수 중에서도 유독 동업자 의식이 없는 비매너 플레이로 현지에서도 자주 타팀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선수다.

황희찬을 향한 로튼의 플레이는 명백한 도발이자 자칫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플레이이기도 했다. 상대의 거친 몸싸움이나 압박에도 어지간해서는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황희찬도 로튼의 행동에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다만 황희찬이 퇴장 당하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다. 황희찬과 로튼의 충돌은 지난 2019년 5월 4일 토트넘-본머스의 2018-19시즌 EPL 37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 퇴장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손흥민이 공을 손으로 잡으려 할 때 본머스의 헤페르손 레르마가 발을 갖다대며 도발했고 분노한 손흥민이 레르마를 밀어서 넘어뜨렸다. 주심은 손흥민에게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내밀어 퇴장시켰다. 레르마가 먼저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했음에도 주심은 손흥민이 명백한 보복성 플레이를 했다는 것을 더 문제삼았다.

최근 축구에서는 보복성 행위를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는 흐름이다. 엄밀히 말하면 팔꿈치를 사용한 로튼은 물론, 보복성 행동을 보인 황희찬 모두 퇴장을 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두 선수 모두에게 경고를 주는 것만으로 마무리지었고, 두 팀도 심판 판정을 더 이상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손흥민이 당했던 것처럼, 황희찬을 향한 거친 견제도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상대팀 역시 황희찬을 의식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입단 이후 단기간에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황희찬은 경기 내내 로튼과 계속해서 맞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번리 입장에서는 황희찬의 움직임이 눈엣가시와도 같았다.

상대의 도발에 낚여서 퇴장을 당하거나 팀 경기 결과에 나쁜 영향이라도 끼쳤다면 황희찬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식의 도발은 황희찬의 주가가 높아질수록 앞으로도 종종 나올 수 있다. 상대의 악의적인 플레이까지 무조건 참을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는 좀더 지능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다행히 황희찬은 상대의 도발과 경고 이후로 바로 페이스를 찾았고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황희찬은 이날 유효슈팅 1개 포함 2개의 슈팅을 날렸고 했으며 1개의 키패스와 5번의 드리블 돌파 성공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는 득점없이 0-0으로 끝났지만 황희찬은 후반 39분 교체될 때까지 충분히 자기 몫을 다했다.

황희찬에게 더 큰 걱정거리는 소속팀에서 골맛을 본 지 꽤 시간이 흘렀다는 점아다. 황희찬은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EPL 9라운드에서 리그 4호골을 넣은 이후 최근 5경기동안 한 달 넘게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만 3골을 터뜨리며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던 상승세가 주춤하다.

설상가상 울버햄튼의 다음 상대는 오는 5일 0시에 영국 버밍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마나는 강호 리버풀이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하던 시절,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을 만나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상대인 위르겐 클롭 감독으로부터 '머신'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 번리전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뒤로 하고 황희찬이 빅클럽을 상대로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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