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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현 CJ그룹 회장, 5개사 미등기임원 재직…보수로 123억8000만원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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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 분석·발표

총수일가 미등기임원재직 176건…총수, 1인당 평균 2.6개 회사에 재직
'증흥건설·유진·CJ·하이트진로' 등 4개 집단은 총수 1명이 5개 이상 계열사 재직

총수 이사 등재회사는 1인당 평균 3개사
SM·하림·롯데·영풍·아모레퍼시픽 등 5개집단은 총수 1명이 5개 이상의 계열사에 이사 등재
공정위 "책임경영 어려운 지배 구조"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 97.9%…5년來 가장 높아
집중·서면·전자투표제 1개 이상 도입한 회사 216개사…전년보다 69개사 늘어

아시아경제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계열사 5곳에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총 123억7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발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총 176건이다. 총수일가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15.5%, 사각지대 회사의 8.9%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반면 비규제대상 회사의 3.6%에서만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및 사각지대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이다.

총수 본인은 1인당 평균 2.6개 회사에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중흥건설(11개)과 유진(6개), CJ(5개), 하이트진로(5개) 등 4개 집단의 경우 총수 1명이 5개 이상의 계열사에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우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CGV, CJE&M 등 5개 계열사에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총 123억7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의 경우도 대기업집단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및 사각지대 회사에 집중적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총수 본인은 1인당 평균 3개 회사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 중 SM(12개)과 하림(7개), 롯데(5개), 영풍(5개), 아모레퍼시픽(5개) 등 5개 집단의 경우 총수 1명이 5개 이상의 계열사에 등재돼 있다. 공정위는 "책임 있는 경영이 이뤄지기 어려운 지배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는 계열사 퇴직 임직원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경우가 46건(38개 회사· 20개 집단)있었으며, 이 중 36.9%(17건)는 사익 편취 규제 및 사각지대 회사에서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측면에서도 이사회 상정 안건의 대부분이 원안 가결(99.62%)된 가운데, 계열사 간 대규모 내부거래(상품·용역거래 한정) 안건(341건)의 경우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히 대규모 내부거래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가운데(341건 중 340건), 안건에 수의계약 사유조차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72.4%에 달하는 등 실질적인 심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감사위원·내부 위원회 등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지속적으로 완비되고 있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74개)는 대부분 관련 법(상법·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최소 선임 기준을 충족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었다. 나아가 법상 최소 선임 기준 보다 총 120명 초과 선임했다.

올 한 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7.9%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74개) 중 올해 감사위원 선출 수요가 발생한 153개사(49개 집단)는 모두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에 부합하게 감사위원을 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에버다임(3인)과 KCC(2인), DB금융투자(3인), 유진투자증권(2인) 등 4개사는 법상 최소요건을 상회한 각 2명 이상의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상장사(274개) 중 집중·서면·전자투표제를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216개사(78.8%)로 전년(147개사) 대비 대폭 증가했다. 반면 58개사는 집중·서면·전자투표제를 하나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 한 해 전자투표제를 도입·실시한 회사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전자투표제를 통한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 주식수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소수주주 권리가 대폭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등기임원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다수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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