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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사실상 폐쇄 수순…"기성세대만 챙기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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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청년 정책을 알리고 창업, 연구 등 각종 활동을 지원해 온 서울시 무중력지대의 모습. [사진 출처 = 서울청년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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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도로 운영해온 청년 공간 '무중력지대'가 직접 방문자가 줄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사업 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시는 효율적인 청년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며 '무중력지대'를 서울청년센터 '오랑'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 향후 계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전환이 아닌 예산 축소를 통한 폐쇄가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시 무중력지대는 청년 정책을 알리고 관련 연구 및 창업 등 각종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청년 주민센터'라고 불려왔다. 무중력지대를 종종 방문했다는 대학원생 권 모씨(27)는 "프로그래밍 강연부터 각종 청년 정책에 대한 안내까지 무중력지대에서 받아왔다"며 "시의 청년정책 중 유일하게 효과를 체감하던 곳이었는데 여기가 문을 닫는다니 서울시는 기성세대만 챙기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서울시가 각 무중력지대 센터에 배포한 공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2023년 무중력지대를 서울청년센터 오랑으로 일괄 전환한다. 서울시와 자치구 예산 비율이 9대1로 운영되는 청년기관을 거꾸로 1대9 형태로 바꿔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가 90%, 자치구가 10%씩 부담하던 운영비 부담 비율을 불과 2년 뒤 뒤집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무중력지대 계약이 종료되거나 자치구에서 예산 부족으로 자체운영 능력이 없을 경우 사업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는 점이다.

한 무중력지대 센터가 위치한 구청관계자는 "부유하다고 여겨지는 지자체조차 시 지원이 없으면 청년센터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무중력지대 측 관계자는 "사실상 2023년부터 청년 공간을 없애겠다는 통보"라며 "일부 센터는 당장 내년부터 오랑으로 바뀐다고 했지만 관할 구청에서 예산 부족으로 운영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중력지대 방문자가 급감했다며 재구조화를 추진했지만 이는 센터 측이 다수 운영중인 비대면 프로젝트를 간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무중력지대 사업 실적 현황에 따르면 센터가 재개소한 지난 2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무중력지대 7개소 대면 참가자는 2253명인데 반해 비대면 참가자는 15만1273명에 달했다.

당장 무중력지대 측은 지난 10월 통보 받은 운영비 축소로 장기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센터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 상황이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진행된 '무중력 영화제(MUFF)'는 청년 영화인들이 모여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지만 당장 내년부터 예산이 삭감돼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시는 올해 10월 무중력지대 인건비를 50%가량 삭감하겠다고 밝혀 운영 직원 절반 가량의 인원이 실직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이 급격한 사업 축소로 센터 측과 젊은 층이 피해를 입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임시장 지우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원순 전 시장 주도로 추진됐던 정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애꿎은 젊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자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 시장 당선 한 달 뒤인 지난 5월에 이미 무중력지대를 자치구 운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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