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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언론' 보는 사람이 '코로나 음모론' 믿을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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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근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음모론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악의적으로 조작된 결과로 해석하고 드러나지 않은 행위자를 탓하는 이론을 지칭한다. 이는 COVID-19 판데믹을 통제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종종 거론되며, 한국에서도 기상천외한 내용의 음모론이 떠돌곤 했다. 음모론은 이를 반박하는 정보가 음모를 은폐할 의도로 생산되었다고 주장하는 수법으로 논증을 피하는데, 예컨대 정부나 전문가들이 음모에 연루되었다는 주장은 정부와 전문가들이 생산한 자료로 잘 논파 되지 않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오늘 소개할 연구의 저자들은 음모론과 관련 대중매체 그리고 공중보건 개입 수용성의 상호 관계를 밝히기 위하여 음모론적 사고가 음모론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매체를 선택하는 경향을 높이는지 분석하고자 했다.(☞ 바로 가기 : 미국의 음모론적 사고, 선택적인 보수 매체 노출과 COVID-19에 대한 반응에 대한 연구)

미국의 경우 <폭스 뉴스> 등의 '보수 매체'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촉발한 COVID-19 음모론을 지지하여 비판을 받았으며, 그 결과 '주류 매체'보다 정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동일한 저자들의 선행연구에서는 '보수 매체'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주류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높고,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 같은 보건당국의 권장사항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안

▲ 미국 <폭스 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이 지난해 3월 방송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말하는 장면. <폭스 뉴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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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2020년 3월, 7월, 11월 세 차례에 걸친 온라인 설문조사에 두 번 이상 응답한 883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 정부의 보건의료 관료에 대한 믿음, 백신 접종 의향, 마스크 착용, 매체 이용, 음모론적 사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여부와 정치 성향을 수집했다. 이 중 COVID-19 음모론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정부가 제작한 생물학 무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 정권을 폄하하기 위해 위험을 과장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음모론적 사고는 일반론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은 숨겨진 곳에서 통제되고 있다", "유권자는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알 수 없다"는 내용으로 구분했다. 매체 이용은 '보수 매체', '주류 TV 매체', '주류 인쇄 매체'로 구분하였다. 이중 '보수 매체'는 폭스 뉴스, 브레이트바트 뉴스 등이, '주류 TV 매체'에는 ABC 뉴스, CBS 뉴스, NBC 뉴스가, '주류 인쇄 매체'는 미국연합통신(AP),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이 포함되었다.

연구자들은 분석에 성장곡선모형을 이용하였으며, 개인 수준에서 반복 측정된 각 항목에서 변화하는 부분과 고정된 부분을 구분하고 상호 관련성을 계산하여 다음 네 가지 가설을 검증하고자 했다. 1) '보수 매체'이용은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을 유지시키고 강화할 것이다 2) 음모론적 사고와 보수적 정치 성향은 '보수 매체' 이용과 '주류 매체' 배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3) '보수 매체' 이용자는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과 상관없이 백신과 CDC를 지지할 것이나 마스크 착용 정책에는 반대할 것이다 4) 장기간 '보수 매체'를 구독하는 것으로 예측된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은 백신 접종 의향, 마스크 착용 여부, CDC 신뢰도의 감소와 연관되고 '주류 매체'를 구독하면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분석 결과, 미국에서 '보수 매체' 구독은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류 인쇄 매체'는 상반된 효과를, '주류 TV 매체'는 명확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음모론에 취약한 사람과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은 COVID-19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높은 보수적인 매체 구독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수적인 매체의 구독자는 전염병의 확산을 예방하거나 음모론을 지지하지 않는 매체와 동떨어진 환경에 놓여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지지하는 결과다. 또한 보수적인 매체의 구독자들은 팬데믹 초기에 CDC와 백신 접종을 지지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COVID-19 음모론에 관한 믿음은 이용하는 매체를 변화시키고 백신 접종 의향과 마스크 착용, CDC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분석 결과를 '보수 매체'가 음모론적 사고에 취약하거나 보수적인 정치적 지향을 가져 COVID-19에 관한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끌어들였으며, 이는 CDC에 대한 믿음과 감염병 확산 예방 조치에 참여하는 의지를 감소시키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연구자들은 논문에 보수 매체인 <폭스> 뉴스의 이용자들은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받기보다 그들이 믿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한다는 내용을 인용했다. 이를 연구 결과와 연관지어 해석한다면, 정보를 수용하는 사람이 언론을 신뢰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음모론에 관한 취약성, 정보의 정확성이란 의미일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2021 한국>에 따르면, COVID-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뉴스 신뢰도가 상승한 가운데 올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조사 참여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은 수준으로 조사 대상 46개국 중 38위를 기록했다. 마침 뉴스 신뢰도가 가장 낮은 국가가 바로 소개한 논문에서 다룬 미국이다. 보고서는 COVID-19에 관해 넘쳐나는 정보들의 전반적인 신뢰성이 의심받았던 지난해와 대비하여 현재 공신력 있는 정보들이 뉴스를 통해 전달되고 주목을 받아 신뢰도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류 매체는 전염병 유행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경로이다. 음모론은 확증이나 반박이 어렵기 때문에 주류 매체의 주목을 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정치적인 성향으로 인해 주류 매체를 의심하거나 반감을 갖는 사람이 상당수 존재함을 고려한다면, 주류 매체는 음모론의 확산을 막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단순히 사실을 보도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 소개한 연구는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믿을만한 설명을 얻기 어려운 현실적인 요인들로 인해 사람들이 당장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음모론을 믿게 되는 경로를 드러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은 정치적 성향, 음모론에 관한 취약성,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수용자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차별 없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식의 다양한 매체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서지사항

- Romer, D., & Jamieson, K. H. (2021). Conspiratorial thinking, selective exposure to conservative media, and response to COVID-19 in the US. Social Science & Medicine, 291, 114480.

[조상근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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