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제자 자장이 “눈 밝다[明]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자 “부하들 간에 서로를 모해(謀害)하는 중상모략이 행해지지 않고 혈친들의 애끓는 하소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정사(政事)는 밝다”고 했다.
김종인 박사를 모셔와야 한다는 주장이 옳을까? 모셔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옳을까? 둘 중 하나는 직언(直言)일 것이고 하나는 참소(讒訴), 즉 자기 이익을 위해 남을 헐뜯는 주장일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자부했던 조선 태종도 이 대목을 읽으며 “직언과 참소를 구별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고 실토한 바 있다.
그 해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후보 자신이 공심(公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곧 민심(民心)을 정확히 파악해 그것을 판단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는 ‘논어’ 속 공자가 말해준다. “말이 유창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받아들이지 말고 사람이 나쁘다고 해서 좋은 말까지 버리지는 말라.” 이와 짝을 이루는 공자의 말이 또 있다.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인데도 그 사람과 더불어 말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失人],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 사람과 더불어 말을 한다면 말을 잃는 것이니[失言]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
이때 “더불어 말할 사람”이란 곧 함께 일할 사람을 뜻한다. “말을 잃는다”는 쓸데없이 시간 낭비만 했다는 뜻이다.
이것이 안 되면 혼군(昏君)의 길에 들어서고 지난 4년 동안 보았듯이 간신 세상이 되고 만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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