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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 공격 대응하는 새 작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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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18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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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합 작전계획(작계)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기존 작계가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라서다.

미국의 안보 전문매체인 디펜스원은 지난달 30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만나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을 밝힐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SPG는 한·미 군사 당국이 새 작계를 만들 때 방향과 내용을 제시하는 큰 틀이다.

디펜스원은 이 같은 내용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미 국방부 장관 전용기 안에서 두 명의 고위 국방 당국자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2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리는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해 1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일 공식 발표 전까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소식통은 “여러 해 동안 논의를 거쳐 한·미가 SPG의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존 작계로는 북핵 대응 힘들어 … 전작권 전환 영향줄 듯

한·미가 새로운 작계를 만들기로 인식한 배경에는 기존 작계가 한반도의 전략 환경 변화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의 작계는 작계 5027과 작계 5015가 있다.

1974년 나온 작계 5027은 북한이 대규모 기갑 전력을 앞세워 남침할 경우 한·미가 이를 저지한 뒤 반격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개전 뒤 90일 안에 병력 60여만 명, 항공모함 다섯 척과 전투함 160여 척, 군용기 2500여 대를 한반도에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작계 5027이 전면전만 상정했다는 평가에 따라 한·미는 2015년 작계 5015를 내놨다. 작계 5015는 전면전뿐 아니라 국지전과 대량살상무기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구성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쿠데타나 내란, 대량 탈북, 대규모 자연재해 등 급변 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를 별도로 준비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작계 5015나 5027은 북한의 핵 무력 완성이 불러올 한반도 전쟁 양상의 변화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다”며 “한·미가 새 작계의 필요성에 공동으로 인식한 점은 한·미 동맹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7년 6차 핵실험과 잇따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마친 뒤 “국가 핵 무력 완성의 대업을 이룩했다”며 “세계 최강의 핵 강국, 군사 강국으로 더욱 승리적으로 전진 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한·미가 외교적으론 북핵을 인정할 수 없지만, 군사적으론 북핵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선 중국, 유럽에선 러시아와 군사적 긴장이 각각 커지면서 한반도 무력 분쟁에 기존 작계처럼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인 해외 미군 배치 검토(GPR)를 공개했다.

새 작계는 북핵을 변수에서 상수로 바꾸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미는 제52차 SCM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내놓기 위해 막판 조율 중이다. 디펜스원은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새 작계는 한국군이 최근 전력 증강에 따라 작계에 더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작계에서 북핵이 강조되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가 중요해진다”며 “전작권을 전환해도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미국의 확장억제 전력에 명령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라) 형식적으로만 전작권 전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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