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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수요예측서 체면구긴 툴젠에 한투 '긴장'…풋백옵션 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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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툴젠의 상장 대표주관사로 나선 가운데, 개인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제시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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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경쟁률 29.54대 1 기록…올해 최저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둔 툴젠이 올해 최저 수준의 기관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환매청구권(풋백옵션) 카드를 내민 한국투자증권의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툴젠은 현재 코넥스 대장주로, 네 번째로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툴젠은 지난 2015년, 2016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경영권 및 특허 문제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발목이 잡혔다. 2018년에는 특허 소송 관련 문제에 휩싸여 상장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툴젠은 지난달 25~26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IPO(기업공개)를 진행한 97개의 새내기 상장사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올해 대다수 새내기 상장사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 수준을 보였다. 최근 상장한 알비더블유(1719.61대 1), 트윔(1627.34대 1), 지오엘리먼트(1613.84대 1) 등은 모두 1000대 1을 상회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에 공모가는 당초 희망 범위(10만~12만 원) 최하단보다 30% 낮은 7만 원에 결정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324곳의 국내외 기관 투자자 가운데 78.7%인 255곳이 10만 원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은 324곳 중 1곳뿐이었다.

특히 툴젠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올해 두 번째로 기관 경쟁률이 낮았던 케이카(40대 1)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케이카는 낮은 기관 경쟁률을 보인 이후 일반청약 흥행에 실패하고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했다. 케이카는 거래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만5000원의 최하 수준(-10%)까지 내린 2만2500원에 결정됐다.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 보다 낮은 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케이카 역시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로 인해 공모가가 희망 밴드(3만4300~4만3200원) 최하단보다 낮은 2만5000원으로 결정된 바 있다. 일반 청약 최종경쟁률은 8.72대 1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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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은 지난달 25~26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소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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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이 저조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밝힌 이후 주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풋백옵션을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개인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을 제시했다. 상장 후 석 달 이내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주를 되사주는 것이다.

이에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다면 한국투자증권의 환매청구권은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풋백옵션 행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 보다 낮은 주가를 지닌 기업의 주식을 대규모 매수해야 할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상장일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유통 물량이 많은 점 역시 한국투자증권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다. 툴젠은 일반 소액투자자가 전체 지분의 49% 이상을 보유한 상황으로 상장 당일 출회가 가능한 유통물량이 매우 높다. 상장일 출회할 물량이 많을수록 주가 하락 가능성은 커진다.

아울러 최근 증시 내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심이 강하지 않은 데다 툴젠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의 요소는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환매청구권이 행사되고 툴젠의 주가가 하락할수록 주관사의 평가 손실은 불어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선 공모가가 당초 희망 공모가 보다 낮아진 만큼 주가 하락 부담을 덜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한 공모주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 풋백옵션 리스크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개인투자자가 대응에 나서 툴젠의 주식을 팔거나 배정받은 계좌에서 인출하는 경우 풋백옵션 권리는 소멸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경우 대체로 단기적인 시각으로 움직인다"며 "3개월이 되기 전에 손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풋백 리스크는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가 진행되지도 않은 시점이므로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 등의 입장은 따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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