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1 (일)

오픈 한 달된 AK플라자 광명점 관리 '엉망'…김재천 대표, 실적 개선 가능할까(영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AK플라자가 경기도 광명시에 신규 점포를 오픈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시스템 정비는 물론, 출입명부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AK플라자 사업을 총괄하는 김재천(왼쪽 작은 사진) 부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광명=최수진 기자, 애경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입명부 관리 없고 체온 체크도 '소홀'…시스템은 여전히 '개발 중'

[더팩트│광명=최수진 기자] 애경그룹을 이끄는 채형석 AK홀딩스 총괄부회장의 AK플라자(옛 애경백화점) 살리기가 한창이다. 유통업계 경쟁이 치열한 경기 남부권에 '광명점'을 새로 오픈하며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정작 현장을 방문해보니 수두룩한 문제점이 눈에 띄었다. 시스템 개발은 덜 된 데다 입구는 많은데도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해보였다. 심지어 출입 고객의 체온 측정기는 코드가 빠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AK플라자의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야심 차게 광명점을 오픈했지만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K플라자 사업을 총괄하는 김재천 부사장의 세심함이 아쉬워 보인다.

◆ AK플라자 광명, 출입 확인 없고 시스템 개발도 덜 돼…'관리 엉망'

AK플라자는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광명점'을 정식 오픈하고 경기 남부권 시장 장악에 나섰다. 광명점은 오프라인 지점의 특장점인 '역세권'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점포다.

게다가 2019년 공개한 세종점 이후 약 2년 만의 신규 오픈이어서 소비자들이나 유통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달 29일과 30일 광명점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살펴봤다.



우선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출입 관리 체계가 없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발생건수가 5000명을 넘겨 출입자 관리가 급선무지만 광명점에서는 전자출입명부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광명점은 1층뿐 아니라 2~4층에도 별도 출입문이 있는데, 현재 1층을 제외하고는 관리자가 없었다. 1층 정문과 후문 등에서는 직원이 상주해 고객의 QR체크인을 지원하고 있었다. 2~4층의 경우 QR체크인 기계만 비치돼 있고, 이를 관리하는 출입구 담당자는 없었다. 2~4층 출입문을 이용하면 QR체크인 등록을 하지 않아도 AK플라자 광명점에 들어가 쇼핑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현장에서 담당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약 4시간가량 있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체온 체크 기계의 전원 코드가 뽑혀 있는 출입문도 있었다. 4층 식당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에는 QR 체크인 기계 없이 체온 체크 기계만 2개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하나는 콘센트에 꼽혀 있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AK플라자 관계자는 "위드코로나 발표 전에는 출입구 일부만 개방하고 점내로 유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인 발열과 QR체크을 했다"면서 "위드코로나 발표 이후 완화된 정부 지침에 따라 고객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 출입구에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유인 발열과 QR체크를 하고. 나머지 출입구에서는 무인으로 방문기록 확인을 위한 QR체크, 안심콜 안내를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QR체크기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배터리 충전식인 해당 기기가 방전돼 멈춰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앞으로 더 세밀하게 관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팩트

지난 11월 29일 AK플라자 광명점을 방문해본 결과, 체온 체크 기계의 코드는 빠져 있었고, 출입 관리 직원도 없었다. /광명=최수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쇼핑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여전히 미완성이었다. AK플라자 곳곳에는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키오스크가 있지만 일부 기능은 오픈 한 달이 지났는데도 제공하지 않았다. 키오스크에서 '주차 검색' 기능을 누르면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현재 시스템 준비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방문객이 몰릴 경우에도 대기 없이 F&B(식음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당 예약'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은 단 1곳이 전부였다. '광명점' 안내 책자에 음식점 17곳을 소개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차 관리 기능은 별도의 업체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현재 건물관리 업체와 주차관리 업체가 협의 중이고 완료되면 키오스크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식당 예약도 키오스크 관리 업체가 지속해서 안정화 테스트 중에 있다"면서 "AK플라자 광명점 내 입점 브랜드들이 대부분 임대사업자(개인 또는 법인)인 만큼 그들의 동의도 필요한 부분이 있어, 향후 매장 수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

애경그룹을 이끄는 동시에 AK플라자 사업을 총괄하는 채형석 AK홀딩스 부회장이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애경 2세' 채형석 '또 헛발질' 우려

AK플라자의 타깃은 '광명맘'이다. AK플라자는 광명점 오픈 당시 "가족구성원 중에서도 핵심 소비층인 3040 키즈맘들의 발길을 끌겠다"면서 "아이와 부모가 체험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마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매장 곳곳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지만 사소한 곳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애경그룹을 이끄는 동시에 AK플라자 사업을 총괄하는 채형석 AK홀딩스 부회장이 실적 개선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채 부회장은 고(故) 채몽인 애경그룹 선대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6년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사실상 애경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재 채형석 부회장이 담당하는 사업은 부진하다. AK플라자 사업은 AK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이케이에스앤디가 담당하고 있는데,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2130억9975만 원을 기록해 전년(2487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손실액은 220억5953만 원이다.

더팩트

AK플라자 광명점은 광명맘을 타깃으로 신규 점포를 오픈했지만 지난달 30일 오후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다. /광명=최수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AK홀딩스의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 2조6199억 원에 영업손실 2215억 원 수준을 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8324억 원, 적자는 647억 원으로 올해 누적 적자는 1216억 원에 이른다.

시장 점유율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AK홀딩스 사업 내용에 따르면, 현재 백화점 시장에서 AK플라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기준 3.7%에 그치고 있다. 4년 전 2017년(4.5%)과 비교하면 점유율은 더 쪼그라들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3사의 점유율은 80%다. 기업별 점유율은 올 3분기 기준 △롯데백화점 37.3% △현대백화점 29% △신세계백화점 26% 등이다.

더팩트

지하 1층 키즈존. /광명=최수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AK플라자 관계자는 "위드코로나 발표 직후 고객 내점율이 높았으나, 이후 코로나 확산의 지속,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 긴장상태가 이어지며 내점율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AK플라자 광명점도 코로나 이후 다소 제한된 마케팅, 판촉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고객들이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