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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합] '언포기버블' 산드라 블록 "문화 공유의 시대 감사…韓콘텐트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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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 스틸 〈사진=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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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화적으로 각자의 경험을 담은 스토리텔링을 공유할 수 있는 멋진 시대에 살고 있다. 뛰어난 한국 콘텐트를 모두가 흥미롭게 느끼고 있듯이, 이 드라마의 이야기 역시 한국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관심어린 시선이 크지 않을지언정,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Netflix) 영화 '언포기버블(노라 핑샤이트 감독)'의 노라 핑샤이트 감독과 할리우드 톱배우 산드라 블록이 30일 국내 매체 전용 온라인 간담회를 함께 했다.

노라 핑샤이트 감독은 '도주하는 아이' 각본과 연출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 베를리너 모겐포스트 독자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 산드라 블록은 이번 영화에서 주연과 제작을 동시에 맡아 관심을 모았다.

'언포기버블'은 긴 수감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여인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냉담한 사회에서 도망쳐 어린 시절 헤어져야만 했던 여동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출소 후 20년 만에 사회에 발을 들인 루스가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이 관전 포인트다.

산드라 블록이 연기한 루스 슬레이터는 강력 범죄 혐의로 장기 복역 후 사회에 돌아와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산드라 블록은 실제 교도소에 있는 여성들과 출소한 여성 등 루스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캐릭터를 체화해 나갔다.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면서도 꾸준히 동생을 생각했던 절절한 루스의 진심. 사회에서 냉담하게 거절당하고 동생을 찾아 나선 애틋한 감정을 절제있는 연기로 보여준 산드라 블록의 열연은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지난 달 24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 '언포기버블'은 오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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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 스틸 〈사진=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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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에 걸친 시리즈를 영화로 각색했다. 그 과정에서 러닝타임이 줄어들었을텐데, 기존 시리즈의 어떤 부분은 영화에 그대로 가져가고, 또 제거하고자 했나. 영화에서 특히 더 집중한 부분이 있다면.

노라 핑샤이트 감독 "내가 합류했을 때 이미 시리즈를 장편 영화로 각색한 대본이 있었다. 대본을 읽은 후 기존 미니 시리즈를 봤다. 캐릭터 중 미니 시리즈에서 영화로 각색되며 빠진 인물도 있지만 롭 모건 캐릭터는 영화에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이다.

이번 작품은 단순히 장편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미국의 시스템으로 이야기를 가져오는 과정이기도 해 조사가 필요했다. 물론 영화가 더 속도감이 있다. 또 하나 어려웠던 점은 다양한 캐릭터가 루스에게 연결돼 있는데, 이를 관객 입장에서 혼란스럽지 않게 그리는 것이었다."

-산드라 블록은 '버드 박스'에서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웠고, 이번 영화에서는 사회적 낙인과 편견에 맞서 싸운다. 연기뿐만 아니라 공동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산드라 블록 "각본을 먼저 읽은 후 기존 미니 시리즈를 봤지만 결말은 보지 않았다. 그래서 시리즈가 어떻게 끝났는지 전혀 모른다. 이미 영화 각본을 읽고 푹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가 원작을 그대로 가져가는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가져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영화의 결말이 정말 좋았다.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경험하는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우리는 동화 속 공주, 아름다운 집, 사람들의 삶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화들을 보면서 즐거움을 찾는다. 하지만 너무 깊이 들어갈 필요 없이 그 이야기만 따라가면 일종의 현실 도피를 할 수 있다. 관객은 현실을 벗어나 살인 사건을 접하고, 왜 주인공이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마치 퍼즐 조각 같은 여러 단서가 등장해 끝까지 보게 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 '사랑을 위해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루스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나는 관객을 즐겁게 하는 것이 좋다. 코미디든 '버드 박스'처럼 보이지 않는 힘과 싸우는 것이든, 스릴러든 똑같다. 여러 사람들과 협업해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잠시나마 영화의 러닝타임 동안 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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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담아내고 싶었던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기억해야 할 것이 있을까.

노라 핑샤이트 감독 "나에게 키워드는 루스가 감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유, 현재든 과거든 루스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관객들이 생각할 거리를 꼽자면 용서와 두번째 기회,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우리는 종종 사람을 쉽게 판단한다는 점 등이 있겠다. 간혹 사람들은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데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야기는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

-루스는 자신의 과거로 인해 고통스럽고 소외된 삶을 산다. 강렬한 감정들을 표현해야 하는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산드라 블록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상당한 해방감을 느꼈다. 여성으로서 소외된다는 것,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등 우선 순위에서 계속 밀려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안다.(웃음) 수감된 여성들에 대해 알게 될 수록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떠올랐는데 바로 태어날 때부터 놓인 환경이다. 이들은 가지고 태어난 것이 없었다는 이유로, 가난으로 인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나고 자랐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환경은 전혀 아니었지만 부족함을 느끼지도 않았다. 항상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채우며 살았다. 나는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시스템, 내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시스템의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나는 항상 시스템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내 피부색 덕에, 또 나의 개인적 배경 덕에 태어나자마자 그런 시스템상 특정 위치에 발이 묶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생계 유지와 생존을 위해 매일 많은 희생을 한다. 이것은 아주 흔한 이야기지만 잘 영화화 되지는 않는다. 나는 사랑과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궁극적으로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니었다고 해도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역시 이것이 매일같이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진실되게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는 전과자 된 루스 이야기를 다루면서 많은 사회적 차별을 겪고 소외당하는 모습을 그린다. '루스가 겪는 상황이 공정한가'에 대한 고민도 했을 것 같다.

노라 핑샤이트 감독 "물론이다. 우리가 어떤 사회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와 그들의 과거를 기반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서류일 수 있고, 파일, 뉴스 기사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과 우리가 교류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에는 아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 인물 각각은 루스에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루스를 어떻게 판단하는가'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표현됐다고 본다."

산드라 블록 "그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루스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다양한 질문이 오갔다. 작품 속 모든 인물은 양면적으로 볼 수 있다.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영화를 완성하는 전 과정이 고민의 연속이었다. 편집 과정에서 사소한 수정을 했을 때, 그 작은 변화가 영화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으니까. 적절한 수준을 판단해야 했고, 음악은 마지막 순간까지 작업했다. 모든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노라 감독님은 이 영화를 통해 그러한 지점을 확실히 담아냈다."

-감독 입장에서 산드라 블록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면. 함께 호흡맞춘 소감은 어떤가.

노라 핑샤이트 감독 "'왜 산드라 블록과 작업하고 싶었냐'고 물었는데, 난 반대로 '누가 산드라 블록과의 작업을 마다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는 정말 할 말이 없는 것 같다.(웃음) 산드라 블록과 루스라는 조합 덕에 연출자로서 정말 편하게 작업했다. 본인의 시선에서 어떤 캐릭터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와 협업하는데다가 산드라의 연기를 보는 건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이를 닦는 장면이든 그냥 길을 걸어가는 장면이든 사람을 매료시킨다. 그런 점이 특히나 영화 시작 후 한 시간 동안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일수록 중요했다.

산드라는 인간적으로도 매력이 넘치는 배우다.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사람들이 쉽게 비난할 만한 캐릭터를 통해 산드라가 가진 본연의 이미지와 완벽한 대조를 이룰 수 있었다. 그 호감가는 이미지를 활용함과 동시에 그런 면과 싸우는 작업이기도 했다. 관객들이 쉽게 인물을 평가하거나 몰입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산드라 블록 "첨언하자면 나는 배우로서 큰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전작에 비추어 배우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 익숙한 이미지에서 배우를 분리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 평가를 원하지 않았는데, 노라 감독님은 내가 루스를 통해 그리고자 하는 여정, 노라 감독님 자신이 루스를 통해 그리고자 하는 여정에만 집중했다. 노라 감독님과 작업하며 거의 생전 처름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노라 감독님은 이 인물에서 보여져야 하는 것만 보셨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은 흔치 않다. 많은 경우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니까.

하지만 노라 감독님은 안전한 길을 전혀 원하지 않았고 항상 불편한 지점, 진실된 지점에서 작업하길 원했다. 이런 태도는 감독님의 전작인 '도주하는 아이'에서도 볼 수 있고, 감독님의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하든 감독님은 진실을 파헤치는데 망설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점이 정말 감사했다. 감독님의 눈빛에서 그간 내가 해오던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노라 감독님이 나에게 원한 유일한 것은 루스라는 인물을 진실되게 표현하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마음의 부담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고, 덕분에 편안하지는 않지만 작품에 맞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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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 스틸 〈사진=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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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박스'를 통한 넷플릭스와의 첫 협업과 비교해 연기와 환경 면에서 달라진 점이 있을가. 팬데믹 상황에서 느낀 변화도 있다면.

산드라 블록 "넷플릭스와 두 작품을 연달아 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다. 다양한 작품들이 있을 때 어떤 작품이 먼저 완성될 것이라 예상하다가도 어느 때는 그 작품이 연기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작품은 내 예상보다 발리 제작이 진행됐고, 우연히 넷플과 협업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관습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성들과 협업하는데도 두려움이 없다. 문화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또 한 문화를 그 문화를 전혀 모르는 문화권에 전달하는데도 전혀 두려움이 없다. 이런 점이 참 감사하다."

-'버드 박스'의 큰 인기로 더 높은 기대 수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산드라 블록 "음…. 사실 말하기 전까지 특별히 그 부분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버드 박스'가 팬데믹을 예상한 느낌도 드는데 공개됐을 때 그런 해석을 하는 분들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시간이 지났으니 이 부분도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언포기버블' 또한 정말 자랑스럽고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이었던 작품이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모든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관객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루시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고, 스스로의 답변에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은 늘 작품에서 여성과 소외된 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경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렸다. 창작자로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는 것일까.

노라 핑샤이트 감독 "의식적인 선택은 아니다. 이야기와 영화가 나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영화를 만들 때 '그래 이제 사회 주변부에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만들자' 이런 결심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일단 여성이고 어머니다. 산드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로 작품이 완성된다. 사실 진실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여성과 어머니와의 관계를 다루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웃사이더, 변두리 가장자리의 사람들, 사회 주변부에 끌리는 것도 맞다. 작품을 하다 보면 개인적으로 어떤 것이 선한지 악한지, 또는 둘 다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가 생긴다. 그것을 판단할 수 없고 양가 감정이 든다. 여기서 일종의 엔진, 창작자의 엔진이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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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 관객들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산드라 블록 "나는 엔터테이너다. 내가 하는 일은 두시간 남짓 시간동안 여러분들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항상 그 목표를 위해 일하지만 늘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도 모두가 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 달려왔다. 서로 다른 언어를 통해 같은 목적지에 다다르고자 했다.

'언포기버블'은 미국 이야기지만 인간적인 이야기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가치를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허구의 삶을 살고 있다. 왜 항상 그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분 자신이 아닌 우리 자신이 아닌 모습이어야 할까. 올바른 이유를 목표를 가지고 삶을 살고 잇다면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스스로를 희생했을 때 이에 대한 감사함를 표현할 버튼이 삶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쉽다. 삶에는 이런 것을 표현할 '좋아요' 버튼이 없다는게 유감이다. 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여러분의 인생이라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일종의 큰 하트표가 되기를, 그 전에는 몰랐던 많은 것들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세상의 80%를 차지하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배우고 이들과 이야기 하는 혜택을 누렸다. 80%라는 숫자는 주변부가 아니라 다수다. 모두가 완벽한 셀카를 찍을 수 없다. 나도 그렇다. 노력은 하지만 이제 그런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완벽하게 보이는건 불가능하다. 대신 나는 놀라운 사람들이 엄청난 상황 속에서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이를 통해 이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세상에는 이런 이야기가 더 필요하다. 매일같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끊임없이 옳은 일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어느 사회에나 이런 분들은 존재한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를 시청했나. 한국 콘텐트의 글로벌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산드라 블록 "나는 좋은 콘텐트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고 한국은 영화와 스트리밍 양쪽에서 좋은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다.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을 하는 아티스트들,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시선까지. 문화적으로 한국 덕분에 우리가 다양한 시선에 눈을 뜨고 있고 이러한 시선은 아주 흥미롭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한국은 정말 뛰어나고 과감한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거의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으니까."

-마지막 인사 부탁한다.

산드라 블록 "문화적으로 우리가 각자의 경험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게 너무 멋지지 않나. 20년 전만 해도 이렇게 손쉽게 동네 극장에서 다른 나라의 영화를 보며 그 나라에 대해 보고,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경험이 흔한 일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서로의 문화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알아갈 기회, 한국과 미국의 예술, 또 여성과 유색인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놀랍고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시대이기도 하지만 한국 문화가 미국의 스토리텔링을 받아들이고 반대로 미국이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는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 위대한 예술과 스토리텔링이 탄생한다. 현재 진행 중인 일이다. 한국이 미국과 문화를 교류하고 멋진 엔터테인먼트와 이를 통한 기쁨, 사랑과 영감을 나눠주는 것, 미국도 한국과 이런 것을 나누고 소통한다는 것,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예술이 우리의 마음을 전달해준다고 생각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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