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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자산 성질, 하나로 정의 어려워...규제 접근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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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 NIPA 블록체인 컨퍼런스서 주장

(지디넷코리아=임유경 기자)디지털파일에 대한 원본 증명서 역할을 하는 대체불가토큰(NFT)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규제 이슈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NFT도 가상자산으로 보고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핵심 쟁점이다.

이런 논쟁에 대해 "NFT는 기초자산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섣부른 규제를 만들기보다 법적 성질에 대한 의견을 정립하는 게 먼저"라는 테크 전문 변호사의 제언이 나왔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지난 30일 '블록체인, 다가오는 미래를 포용하다'를 주제로 개최된 NIPA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NFT가 고가에 거래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NFT도 가상자산으로 보고 규제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NFT를 가상자산으로 보게 되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NFT 분야 업체들도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해야 할 의무가 생기고, 세법상 NFT 거래에도 과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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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변호사가 지난 30일 열린 NIPA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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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변호사는 이날 NFT가 가상자산인지 아닌지를 논하기에 앞서, NFT의 본질을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구 변호사는 NFT의 본질이 "기초자산의 보유를 증명할 수 있는 기술 수단"이라고 봤다. "NFT는 디지털 미술품이거나 게임 아이템의 보유와 이전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보유 증명서'로, 툴(도구)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즉, NFT에 무엇을 입히느냐에 따라 해당 NFT의 자산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미술품이나 음원과 결합되면 '저작물 NFT'가 되고, 게임 아이템과 결합되면 '게임 NFT'가 되는 식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사례가 가상자산 정의에 부합하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금법상 NFT 가상자산 해당할까?

특금법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되는 증표'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의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예외를 두고 있는데, 예외 항목 중 가목과 나목에 NFT가 해당할 여지가 있다.

가목에는 "화폐, 재화, 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서 발행인이 사용처와 그 용도를 제한한 것"을 예외로 한다고 돼 있다. 할인 쿠폰, 마일리지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구 변호사는 "저작물 NFT는 가목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예를들어 미술품 NFT를 살펴보면, NFT는 보유 증명에 불과해 부동산으로 치면 등기부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서 가치가 있는 것은 부동산이지 등기부 자체가 아닌 것처럼 NFT도 그 자체로는 가치가 없고 증표의 기능만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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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변호사 발표자료 중 NFT 특성을 소개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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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예외로 한다고 돼 있다.

구 변호사는 "게임 NFT가 나목에 해당하며, 리니지 게임 화폐 아덴을 환전하는 행위가 게임 진흥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도 있기 때문에 게임 NFT의 환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렇다고, NFT가 자금세탁 위험에서 자유롭다는 건 아니다. 구 변호사는 "NFT는 소유하기 쉽고 가격이 높기 때문에 자금 세탁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특금법상 자금세탁 방지 규제에 포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NFT거래 플랫폼 업체들은 규제를 계속 주시하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측면 가진 NFT... 입법 신중해야

앞서 설명한 것처럼 NFT는 기초자산의 보유를 증명하는 툴에 불과하다. 다양한 자산이 결합될 수 있기 때문에 특금법만으로 NFT 전체를 규율할 수도 없다.

구 변호사는 "NFT에 증권적인 자산을 붙이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이 같이 NFT의 다양한 측면이 있는 만큼 특금법으로 전체가 규율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규정하기 어려운 NFT의 규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구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NFT의 자산성질은 한 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며 "NFT의 이런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한 통에 묶어서 (규제를) 논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NFT의 법적 성질에 대해 의견이 확립돼 있지 않고, 향후 다른 국가의 입법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잘 살펴보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NFT뿐 아니라 새로운 현상에 대한 규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규제는 시장이 어떠한 부작용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새로운 현상에 대해 빠른 속도로 규제를 만들다가 산업 발전만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유경 기자(ly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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