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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공공·민간·지역주택조합에 지분쪼개기 신축까지…혼돈의 재개발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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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정부 정책적 지원에 여러 사업방식 동시다발 추진

헤럴드경제

서울 마포구 대흥동 대흥5구역 일대의 모습. 골목길 끝으로 빌라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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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공공이든 민간이든 난 몰러. 사람들마다 말도 다 다르고, 저쪽에는 새 빌라도 올라가고 있는데 개발이나 될는지 모르겠어. 그냥 붕 떠 있는 거지 뭐.” (서울 마포구 대흥동 주민 전 모씨)

“공공재개발을 일부 철회했다고는 하지만 하겠다는 사람이 아직 있고, 민간재개발은 준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고, 지주조(지역주택조합사업)도 지주조대로 하고 있고, 소규모 재건축을 한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건 모르겠네요. 언제 어떻게 될지는 몰라요.” (대흥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도시정비사업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 등의 지원 정책이 쏟아지자 역설적으로 일선 재개발 현장에서 여러 사업주체들이 난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 일대가 여러 방식의 개발사업이 혼재돼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공공재개발 공모에서 보류 결정을 받아든 대흥5구역은 최근 민간재개발로 방향을 틀었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공공재개발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대립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따로 진행되고 지분쪼개기용 빌라 신축사업까지 성행한다. 길 건너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신촌그랑자이처럼 개발하겠다는 마음은 하나였지만 방법이 제각각인 탓에 기대감만 막연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민간재개발 쪽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공모에도 참여했다. 서울시는 당초 보류지를 포함한 공공재개발 신청지의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공모를 금지했으나 철회 의견서를 받아올 경우 공모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면서 공공재개발 반대파가 움직였다. 공공재개발 추진 당시에도 반대 여론이 상당했던 만큼 주민들의 동요가 컸다.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공모 당시 주민동의율은 38% 수준이다. 민간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 측은 동의율이 높지 않지만 노후도가 상당해 선정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준비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은 철회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동의서를 내지 않은 소유주들도 민간 방식으로는 재개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공공재개발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랜 기간 사업 진척이 없었던 곳인 만큼 공공 주도의 빠른 추진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공공재개발 동의율이 10% 미만으로 확인되면 철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발 방식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즉각 해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마포구청은 30일까지 공공재개발 신청 철회에 대한 주민 의사를 확인하고 철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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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대흥동 대흥5구역 일대의 모습. 빌라촌 뒤편으로 신촌그랑자이가 보인다. [사진=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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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 일대에는 두 개의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가 있다. 이들은 조합원 모집신고 수리까지 마친 상태다. 사업이 2년여간 더디게 진척되면서 최근엔 조합원 모집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지는 않으나 구역 내 토지주 일부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더 나아가 최근 신축 빌라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결국 재개발 시 분양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대흥동 골목길 한쪽에선 빌라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단독주택이 있던 이 자리에는 10여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이 올라갈 예정이다. 이번 신속통합기획 공모에서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되지만 분양은 이미 마무리단계라는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공급대책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되레 시장을 들쑤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개발의 불씨에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빌라값만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지 대흥동 일대 빌라 가격은 대지지분 5평 기준 5억~6억원대까지 올랐다. 3억원대 후반~4억원대 초반 수준이었던 올해 초와 비교해 1억원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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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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