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1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 달라고 촉구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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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일 서울청부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할머니는 한국 정부가 나서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에 회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방안이 그간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해결 원칙으로 강조해 온 ‘피해자 중심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라는 게 이 할머니의 입장이다.
이번 면담의 실무 절차를 준비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이날 김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자 대부분이 돌아가신 상황에서 정부는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며 "더 나은 대안이 없다면 조속히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 중심 해결을 위한 CAT 회부 절차를 밟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총리는 "이 할머니의 단호한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답했다고 추진위원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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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어 국회·정부 설득 '총력전'
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달라는 이용수 할머니의 요청에 대해 "할머니의 단호한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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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의 이날 면담은 앞서 진행해 온 ▶자체 기자회견 ▶여야 4당 지도부 만남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만남 등에 이어 사실상 정부를 상대로 한 최후의 호소에 해당한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해 국제법에 따른 판단을 받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외교부 등 관련 부처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결정을 미뤘다.
ICJ 회부를 위해선 일본 측의 동의가 필요한 데다,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할 경우 한·일 관계에 외교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정부가 적극적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를 통한 유엔 차원의 문제 해결은 이 할머니가 선택한 차선책인 셈이다. 이 할머니는 지난 8월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제 손을 잡고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꼭 갑시다. 눈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 할머니는 지난 10월 말부터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 등 여야 4당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정치권이 정부를 설득해 CAT 회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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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약속 대신 CAT 회부 추진해야"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9일 대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가운데)을 만나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회부 절차에 따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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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차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할머니는 지난달 29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나 재차 “정부가 유엔 절차를 통한 해결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무런 행동과 대책 없이 공허한 약속만 하지 말라”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 할머니가 제안한 CAT 회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와 달리 일본 측의 동의가 없어도 한국 정부의 의지만으로 가능하다. 특히 CAT는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중 세르비아 민병대가 보스니아 여성들을 성폭행한 것을 ‘고문 행위’로 인정한 바 있다.
만일 CAT가 위안부 피해를 고문으로 인정할 경우 피해자들은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구제 및 배상 권리를 갖게 된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들이 요구해 온 ▲진상 규명 ▲전쟁범죄 인정 ▲법적 배상 등이 실현되기 위한 국제적 근거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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