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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상속세는 “기업에 부담”, 최저임금은 “더 낮은 조건 일할 사람도 못해“…충청 행보 끝낸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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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친기업' 행보를 선보이며 2박 3일 간의 충청 지역 방문을 마쳤다. 마지막 날인 1일 “기업이 대를 이어가며 영속성을 가져야 근로자들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며 상속세 제도 개편을 화두로 던졌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박 3일 충청 방문'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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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의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독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100년 넘는 기업이 있는데 왜 한국에는 그런 기업이 없는가. 몇십 년 된 기업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 원인 중 하나를 ‘상속세 부담’으로 꼽았다.

윤 후보는 “과세 대상자는 2~3%에 불과하다고 해도 기업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제대로 운영될 수 없고, 결국 (상속하지 않고) 사모펀드 같은 데 팔려야 된다고 할 때 근로자들이 그 기업의 운명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경영자가 다음 세대에게 안정적으로 상속해 기업의 영속성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제도에 대해선 많은 국민이 공감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정치하는 분들도 상속세 면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을 (제게) 많이 얘기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한 윤 후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상속세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게 돼 있어 실제 받는 이익에 비해 과도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다. 재계는 "기업 부담을 덜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이른바 '부자 감세'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우 1호 공약으로 ‘상속세 폐지’를 내걸었다가 이에 반대한 참모진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도 “상속세를 면제한다는 건 아니다. 스웨덴이나 독일 등의 상속제도를 잘 벤치마킹해서 기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공약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상속세 못잖게 의견이 맞서는 '중대재해처벌법(재해법)' 관련 발언도 했다. 재해법을 “기업인들의 경영의지를 굉장히 위축시키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 법”이라고 규정한 윤 후보는 “산업재해는 사후수습보다는 철저한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통령령을 촘촘하게 합리적으로 잘 설계해 기업을 운영하는데 큰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재해법은 강력한 예방을 위한 장치여야지, 사고 났을 때 사업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한 의견을 표명하면서는 '경직적'이란 단어를 세 번 사용했다. 이날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현행) 최저임금이 일하려는 많은 분을 실제 채용하기 어렵게 하는, 현실을 무시한 제도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업인 간담회와 청년간담회 등에서도 “우리나라가 주휴수당을 시행하다 보니 사실상 최저임금이 정해진 것보다 훨씬 높다”거나 “최저임금이 경직되지 않으면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데 못 한다. 낮은 조건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 분들도 일을 못 하게 된다” 같은 말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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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전날에도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는 충북 청주의 2차전지 강소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일부 기업인들의 고충을 거론하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비현실적인 제도는 다 철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과로사회로 가는 문이 열린다”(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비판이 제기됐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이날 "오해"라면서도 “주 단위로 끊을 게 아니라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업종에 따라 1년이든, 그 평균을 유연성 있게 해달란 말”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천안 일정을 마지막으로 3일간의 충청 방문을 마쳤다. 윤 후보는 “많은 분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졌고 스스로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다른 지역 현장 방문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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