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모든 내·외국인 입국자 10일간 격리…외국인 입국 금지국에 나이지리아 추가

[경향신문]

1일 인천공항에서 소독 관계자가 코로나19 뉴스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발견된 가운데 유행 상황도 빠른 속도로 악화되면서 정부가 해외 입국자 검역과 방역 수준을 더 강화키로 했다. 외국인 입국금지 대상국으로 기존 남아공 등 8개국에 더해 나이지리아를 추가하고,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열흘간 격리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사적모임 규모 축소 등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1일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 차단에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며 “감염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방역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어 추가 방역강화 조치도 이번 주 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단장으로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등 11개 부처가 참여하는 신종변이대응 TF(태스크포스)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입국 방역조치 강화 대책 등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정부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8개국 외에도 이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국내 유입된 나이지리아도 오는 3일부터 방역강화국가 등으로 지정해 나이지리아 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불허키로 했다. 4일부터 2주간은 기존 주 3회 편성됐던 에티오피아발 직항편에 대해서도 국내 입항이 금지된다. 단 정부는 교민 이송 등을 위한 부정기 항공편을 따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일부터 2주 동안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 등과 무관하게 열흘간 격리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자가격리를 실시하며 입국 전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비롯해 입국 후 1일차와 격리해제전 추가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된다.

이밖에도 정부는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가 확진자와 접촉했을 경우 자가격리에서 면제토록 하는 조치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할 경우에 한해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격리 기간도 현행 10일에서 14일로 연장된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확산될 경우 현재 적용중인 방역 수칙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하고 늘어날 때 대대적인 방역 조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이미 다 검토가 끝난 상태”라며 “우려와 신중론이 혼재하고 있는데, 더 신속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웃돌고 위중증 환자가 700명대에 달하는 현 유행 상황 자체도 정부가 다시 거리두기 조치를 비롯한 방역 수준 강화를 검토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2차장은 “수도권 지역 사적 모임 규모와 식당·카페 백신 미접종 방문 인원 축소,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을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위)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도 “미접종자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도 감당이 안 되면 거리두기 강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시나리오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 강화 조치는 오는 2일 일상위 방역의료분과 회의에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3일 중대본 회의에서 확정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사회적 방역조치에 대한 필요성과 수위, 구체적인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결과를 취합해 중대본에서 최종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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